내 BL겜 데뷔작 신학교~! 그것도 19금 BL겜! 지인분들이 플레이하시는 거 보고 궁금해서 시작했다. 그림이 예쁘고 내가 신성모독 소재를 좋아해서...ㅋ 아무튼 신학교는 발매된지 10년도 넘은 2011년도 게임. 진짜 오래됐다... 가끔씩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이 있긴 한데 스토리 자체는 정말 세련돼서 전혀 옛날 게임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리고 신학교에서 무엇보다 재밌어보였던 건 리버시블 기능 ^0^ 사실 나는 BL을 1차만 가끔 보고 2차는 안 파는 편이고... 공식 커플이 아닌 이상 커플링이 아닌 조합으로 파는 경우가 많아서 항상 2차 연성 볼 때는 지옥의 리버시블임...ㅋㅋㅋ 그리고 오토메 게임은 성별에 따라 자동적으로 주인공이 오른쪽인데 BL겜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신기했다. (물론 리버시블 게임이 그리 많지 않다고 듣긴 했지만) 그래서 신학교도 주인공이 무조건 수였으면 크게 관심 안 갔을 것 같은데... 저 천사 같은 금발 미소년으로 선배들을 자빠트릴 수 있다? 호오? 이것은? 꽤나? 구미가 당기는군요?
분량은 진짜 진짜 진짜!!!! 길다!!!!!! 1회차에 최소 30시간 쯤 걸린 듯... 선택지 공략을 보면서 플레이해서 선택지가 두어개만 남아있을 때, '아 이 쯤 왔으면 거의 80%는 봤겠구나' 했는데 반절 정도 밖에 못 본 상태였다ㅠㅠㅋㅋㅋㅋ 그래도 스토리가 강약조절을 기깔나게 하면서 몰아쳐서 솔직히 1회차 하면서 지루할 틈은 하나도 없었다. 비해금캐 1~3회차 플레이는 메인 스토리가 비슷하긴 하지만 캐릭터별 비설이 꽤 많아서 보는데 2~3회차도 지루하지 않았다. 2회차부턴 번역기도 사용했는데 아마 올클까지 총 100시간 정도 나오지 않았나 싶다...
스토리
때는 몇 번의 세계 대전 이후.
전쟁의 상처가 겨우 아물기 시작할 무렵의 영국.
어느 지방 변두리에 고풍스러운 신학교가 존재하고 있었다.
이전 시대에 수도원 산하에서 엄격한 규율과 검소를 목표하는 교풍으로 알려졌으며,
수 많은 고위 성직자를 배출해온 유서 깊은 기숙사 학교다.
학생들은 세월을 품은 수도원을 학사로 삼아, 기도와 배움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몹시 우수하고 독실한 학생, 마이클.
목사 가정에서 태어나, 교회를 놀이터 삼아 자랐고,
스스로도 아버지와 같은 하느님의 종으로 살아갈 것을 의심치 않았던 소년.
그러나 성탄절 밤, 비극이 그를 덮쳤다.
오랜만의 가족과의 재회에 가슴이 두근거리며 귀향한 그의 눈 앞에는
검게 그을린 뼈가 된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여동생―――
그리고, 가족의 죽음이라는 잔혹한 진실은,
지금까지 숨쉬듯 자연스러웠던 신에 대한 찬미를 저주로 바꾸어,
그를 복수에 불타는 분노의 영혼으로 변모시켜 간다.
성야에 가족을 빼앗아 간 것은 누구인가.
그리고 불타기 직전의 벽에서 마이클이 본,
그 흉측한 각인은......
이윽고 보이는 악마 숭배의 비밀결사.
천사의 이름을 가진 소년은, 진실이라는 금기에 발을 들인다―――
세실, 닐, 레오니드는 비해금캐고 어거스트와 가비는 해금캐다. 비해금캐 중에서는 공통 루트를 플레이하면서 관심 가는 캐를 제일 먼저 하는 게 제일 좋지만 만약 없다면 세실-레오니드-닐-어거스트-가비 순서를 추천. (어차피 어거스트와 가비는 순서 고정이다) 물론 난 닐-세실-레오니드 순으로 했지만ㅋㅋㅋㅋ
이하 내용 R18 주의!
마이클 레비 (Michael Levi)
cv. 東城直樹 (미야타 코우키)
「어째서 주님은 도와주시지 않은 거야!? 구원의 손길은 어디에 있는 거야!!?」
소박한 마을에서 독실한 목사의 집에서 태어나 가족과 주위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가족 구성원은 목사인 아버지, 어머니, 쌍둥이 남동생과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여동생. 아버지의 모교인 기숙사제 신학교에 입학하여 성직자를 목표로 기도와 배움의 나날을 보내왔다.
성적이 우수하며, 신앙도 두터워 학년을 총괄하는 학년 감독생을 맡고 있지만, 단순한 우등생이 아니라 정의감이 강하고, 틀린 점이 있다면 비록 상대가 상급생이라도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다. 예전에는 상당한 장난꾸러기였지만 감독생으로 임명되면서부터는 품행이 단정해졌다.
그러나, 사건 이후에는 가라앉아 신앙에도 면학에도 흥미를 잃었다. 신을 원망하고, 초조함을 드러내며, 미소도 사라졌다.
다만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겠다는 생각으로 모래 씹듯 학교생활을 견뎌내고 있다.
내가 이 겜을 시작한 이유 그 첫 번째. 금발 곱슬 미소년은 언제나 내 식이었다. 근데 그런 친구가 둘이나 나온다? 쌍둥이다? 구매~! 근데 솔직히 게임의 극초반부터 주인공이 흑화하고 시작해서 조금 놀랐다ㅠㅠㅋㅋㅋ 조금 진행된 후에 사건이 생길 줄 알았는데 겜 시작하자마자 마이클은 가족을 잃고 신을 버렸다... ㅋㅋㅋㅋㅋ
공통 루트 스포
"뭘 믿으면 되는 거야... 우리가 배워온 건, 대체 뭐였던 거야?"
"어째서는 주님은 도와주시지 않은 거야!? 구원의 손길은 어디 있는 건데!!?"
"왜! 어째서!! 전능의 힘을 갖고 있으면서, 어째서!"
이런 대사가 너무 마음 아팠다ㅠㅠ 내가 신성모독 스토리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종교란 결국 인물의 사고의 방식과 한계를 결정짓는 사고의 틀인데, 숨쉬듯이 당연했던 그 세계에서 폭력적일 정도로 갑작스럽게 깨어져 나와야하는 스토리가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마이클이 신을 의심하게 되는 이유는 실제로 종교학에서도 많이 거론되는 신정론적인 의문인 것 같고. 신은 전능하고 전지한데 왜 이 세상에는 고통받는 무고한 사람들이 존재하는가? 가 이 게임의 주된 질문이다.
그래서 마이클은 신을 버렸다면서도 흑미사에 갈 때 환영을 보고 저렇게 매혹적인 것은 분명 나쁜 것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분명 그럴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거겠지. 신앙심이 이미 사고방식을 형성했기 때문에. 종교가 원래 그렇긴 하지만 그 속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이미 떼어놓을 수 없음.
동성애 금지야 배경상 뭐 그렇구나 했지만 설마 자위도 금지일 줄은... 취침 시간에 이불 밖으로 무조건 손을 빼놓고 자야한다는 규칙이 있어서 너무 어이없고 웃겼다. 뭐 눈엔 뭐만 보인다더니.. 소리내서 웃지도 말래 너무해. 그 때 그 시절에는 다 그렇긴 했겠지만 전부 다 아동학대로 고소해버려야 한다ㅠㅠㅠㅠㅠ 교장의 "미오 릿시 요쿠보오 토오자케 키요라카니 스고시나사이" 때문에 귀에 딱지 얹을 것 같음.
그리고 악마숭배자 모임을 너무 악마숭배자들이 모일 법한 장소에서 악마숭배자들이 할 법한 짓을 해서 오히려 웃겼다... 죽은 시인의 사회 같고ㅋㅋㅋㅋㅋ 남고생들이 어디서 파우스트 같은 거 읽고 와서 할 법한 짓 같음..ㅋㅋㅋㅋ 중학교~고등학교 남자애들의 중2 역극 멤놀 같달까... 애들이 좀 어설프고 아방하기도 하고... 물론 실제로 루시펠을 제외하곤 그냥 어린 신학생들의 치기어린 일탈이 맞기도 하지만. 근데 세례식 때 입 맞추는 건 그렇다 치는데 (유다의 배신의 키스 이런 것도 있고) 고츄에는 대체 왜 입을 맞추는 거임???ㅜㅜ 진짜 의불이고 어이 없다. 그래서 더 묘하게 몰입 안 되고 개그 같음ㅋㅋㅋㅋ
그리고 스토리 보면서 주요인물들 외에는 잭이 의외로 엄청 맘에 들었다. 처음에는 세실을 괴롭히는 불량한 놈인 줄 알았는데 (그것도 맞긴 맞지만) 알고 보니 신학교에 오는 것도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고, 친한 친구도 없고 학교에 정 못 붙이는 녀석이었다..ㅠㅠ 게다가 동물도 좋아하는 녀석... 삐뚤어졌지만 근본은 착한 애인 듯. 그리고 라자라스 신부님도 정말 마음에 들었다. "사람은 누구든지 좋은 나무가 될 자질을 갖고 있다"는 말이 인상 깊었음.
초반 부분을 보고 호감도는 닐>가비>세실>어거스트>레오니드. 원래 가비가 제일 궁금했는데 닐이 너무 웃기고 좋은 녀석이라 단숨에 치고 올라옴ㅋㅋㅋㅋ
공통 배드 엔딩1
미카엘의 타천 (ミカエルの墜天)
촉수엔딩
사실 세실 루트에서 이 엔딩을 보고 세실 엔딩인 줄 알았다. 그래서 세실 배드 엔딩을 다 본 줄 알았는데 하나가 더 남았더라고... 허허... 멘탈 나가있었는데 엔딩 제목 보고 더 비명 지르게 되는 엔딩...
마이클이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 했을 때 보는 엔딩이다. 가비 밖에 없는, 모두에게 버려진 엔딩. '선량한 신의 어린양은 나를 백안시한다. 악마의 무리에서도 버려졌다. 있을 곳은 어디에도 없다.'라는 대사가 너무 마음 아팠다ㅠㅠ 어거스트가 가비를 찾는 마이클을 보고 어거스트가 어떻게 가비를 알고 있는지도 궁금하고 "네 파트너를 부르고 있는 거야? 영혼의 조각을?"이라고 한 것도 넘 의미심장하다... 대체 어떻게 알고 있는 건지...
심지어 이 엔딩에서 마이클의 마지막 대사는 "주여, 주여. 어째서 저를 버리셨나요?"(主よ、主よ。何故僕を見捨てられたのですか?)라서 십자가에 못 박혔던 예수의 마지막 말과 동일하다... 타천했는데 예수와 같이 십자가에 박히고 예수의 죽기 전 마지막 대사를 내뱉는 게 아이러니하다. 물론 마이클은 십자가에 박힌 모양새로 환각 속에서 악마들에게 유린당했지만... 자살이라는 대죄를 저지른 천사의 타천을 루시펠이 다들 와서 보라고 효시해버린 느낌이다ㅠㅠ 죽음에서조차 존엄할 수 없어서 이 엔딩 너무 찝찝해...ㅠㅠㅠㅠㅠㅠㅠ
공통 배드 엔딩2
도롱이 벌레(蓑虫)
겜 하면서 계속 잭이 아픈 손가락이었어서 너무 맘 아픈 엔딩...ㅠㅠㅠㅠ 잭이 받은 예언이 이 엔딩에서 회수될 줄 몰랐다ㅠㅠ 우리 잭 그냥 학교가 맘에 안 들고 맘 터놓고 이야기할 친구가 없었을 뿐인데.. 첫 기회에 붉은 뱀의 일원인 걸 몰라주면 엇나가다가 감독생이 되고 싶다는 소원을 빌고 결국 자살하는 게 너무..ㅠㅠ 비참했다...ㅠㅠㅠ 아무리 호러겜이라 한들 그런 cg.. 그려주실 필요 있었나.... 잭 애미 맴이 참담하다............ㅠㅠ 너무 끔찍해서 그 장면 스탠딩은 컴퓨터 모니터 손바닥으로 가리고 대사만 봤음ㅠㅠㅠㅠㅠ
근데 맨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몇 십 년 뒤의 마이클.. 사랑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면 예언도 안 이루어져야 하는 거 아닌가?
닐 로웰 (Neil Lowell)
cv. スモール佐藤 (스즈키 타츠히사)
「뭐, 안 들키면 돼, 안 들키면. 이건 로웰 가의 제 1 가훈이야」
6학년. 최상급생. 교내 제일의 난봉꾼으로 이름 높은 불량학생.
교사 내에서 안하무인으로 담배를 피고, 거리의 술집이나 유곽까지 출입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는, 신학교에 있을 수 없는 존재.
어째서 퇴학을 당하지 않는지는 학교 내의 7대 불가사의로 알려져 있다. 자유분방하게 넘긴 붉은 머리와 하늘처럼 맑은 눈을 가진 라틴계 미남.
대화에는 거의 반드시 '로웰 가의 가훈'이 금과옥조처럼 등장한다. 속임수에 능하다.
먼저 플레이하신 지인분들이 신학교는 1회차에 관캐를 잡으라고 하셔서 1회차는 닐로 플레이했다! 사실 비주얼적으로만 봤을 때는 공략캐 중에 가비 빼고는 딱히 맘에 드는 애가 없었는데... 닐이 능글남이라 님 취향일거라고 여러번 추천받아서 결국 닐로 시작했다. 그리고 지인분들의 추천은 옳았다... 닐 로웰은 200% 내 취향이었다. 성우가 그놈(ㅋ)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좋았다... 왠지 닐 루트를 끝내고나니 겜 유일의 벤츠캐를 1회차에 홀라당 공략해버린 기분이 드는 것 같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지^_ㅠ 1~3회차가 반복적이라 스킵 플레이를 하게 되는데 닐 루트를 스킵하면서 봤다면 이만큼의 감동을 느끼지 못했을 것 같다. 100점 만점에 200점 루트!!!
닐 루트 스포
이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
닐은 정말 너무너무 좋은 사람이다. 닐이 왜 좋은 사람이냐에 대해서 레포트도 쓸 수 있을 것 같음.
닐은 가족을 잃고 방황하던 마이클에게도 그랬겠지만, 뒤로 갈수록 버석하고 피폐해지는 이 스토리를 보고 있는 플레이어에게도 가뭄 속 단비 같은 캐릭터다... 사랑하게 될 수 밖에 없다... 멘탈 갈려나갈 때마다 마이클을 웃게 해주는 사람이니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꼬치꼬치 캐물으면 자칫하면 부담스럽고 반감이 들 수도 있는데, 상대를 부담스럽게 하지 않으면서도 기분전환을 시켜주는 너무나 좋은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어떻게 안 좋아하겠어. 심지어 외출할 때도 본인은 굳이 필요 없는데도 마이클이 불안해하니까 일부러 외출허가서까지 다 받아온다. 도서관 열쇠까지 만들어주고,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괴로워하는 마이클조차 어쩐지 닐의 이야기를 듣는 건 즐거워한다. 눈물이 난다... 사건 이후 마이클의 마음의 문을 처음으로 열어준 사람이자 마이클을 웃게 해주는 사람이라는 게 너무 좋다. 그리고 그렇기에 마이클과 닐 사이에 감정이 생기는 과정이 너무 자연스러웠다.
닐 같은 사람이 있다면 그 어떤 것도 두렵지 않을 것 같은 기분... 본인의 문제로 날 속썩일 일도 없을 것 같고, 무슨 일이 일어나든 다 스무스하게 해결해줄 것 같은 승차감 만족도 200%의 벤츠남이다. 너무 천연덕스럽게 사기도 잘 치고ㅋㅋㅋ 어른의 여유라는 게 있달까ㅋㅋㅋㅋ 악마숭배자 모임에 들어간 것에 대해서도 '나는 너와 같은 죄를 저질렀다,' '너는 혼자가 아니다'라고 말해주기도 하고 ㅠㅠ 나중에 자신의 정체가 들켰을 때도 '네 세례명은 미카엘이지 않냐'며 너는 타천하지 않았다고, 악마를 숭배하고 있지 않고, 고발 같은 것도 하지 않을 거다, 너의 죄는 내가 다 가져갈테니 너는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해준다... 본인이 한 말 그대로 마이클을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지켜준다. 이런 부분이 어거스트가 "君を可愛がってベッタベタに甘やかしてくれて、守るなんて言ってくれちゃってさあ。(...) 彼、笑っちゃうくらい過保護だよねぇ!普通弟分だからって、そんなことまでしないよ"라고 한 그런 면이겠지ㅋㅋㅋㅋㅋ
어린애 취급 받는 거 싫어하는 마이클이 너무 귀여웠다ㅋㅋㅋㅋㅋ 특히 초반에 담배 시도해보는 씬. 담배 달라는 마이클 너무 깜찍하고 앙큼해서 내가 닐이었으면 저 순간에 이미 감김... cg도 너무 귀엽고 자기도 어른이라고 주장하는 마이클도 너무 귀엽고ㅋㅋㅋㅋㅋ 그냥 주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손으로 직접 입에 물려주는 닐 너무 섹시하다... 전반적으로 닐에게 계속 츤츤대는 마이클 너무 귀여웠다. 마이클도 닐이 자길 다 받아줄 걸 아니까 계속 츤츤댔겠지ㅎㅎㅎ 그러다가 나중에 자기 마음을 깨닫고 솔직해져서 오히려 닐이 당황하는 순간이 너무 좋았음.
그런데 진짜로 닐이 어른이었을 줄이야.. 이때 기절하는 줄 알았음ㅋㅋㅋㅋ 너무 뭘 잘 알길래 루시펠의 오른팔인데 다른 생각을 품고 있나? 뭐 그런 추측을 하고 있었는데... 설마 잠입한 26살 목사님이었을 줄은. 그래서 그렇게 어른스러웠던 거고, 고1인 마이클이랑 대략 10살 차이남ㅋㅋㅋㅋ 갑자기 닐을 어려워하는 마이클도 너무 귀엽고, 너나 다른 애들을 고발하는 일은 없을거라고 안심시키는 닐은 언제나처럼 벤츠였다..ㅠㅠ 역시 믿고 있었다고ㅠ 닐이 악마숭배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았기 때문에 마이클이 드디어 모든 것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가 생겼다는 게 좋았다.
여담으로 악마에 농간에 고통받다가 남을 해치기 전에 자살하려고 했지만 주머니에선 칼 대신 묵주가 나온 게 여러모로 웃겼다ㅋㅋㅋㅋㅋ 자살 대신 신앙으로 악마를 물리친 이야기라니 넘 성경에서 나올 법한 성인의 탄생 비화 같아서ㅋㅋㅋㅋ 그리고 '아 닐 진짜 목사구나ㅋㅋㅋㅋ' 싶기도 해서 어쨌든 좋았던 포인트.
마이클이 닐 껴안고 우는 cg에서는 나도 엉엉 울었다... 어떻게 세상이 한 사람에게 이렇게 가혹할 수 있냐고ㅠㅠ "왜 그런 때에조차 내 걱정 따위를 하고 있는 거야?"라고 말하면서 마이클이 너무 짠했음... 스스로를 위해선 울 수 없었던 마이클이 비슷한 일을 겪은 닐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닐 뿐만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도 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그리고 닐 루트에서 제일 제일 좋았던 대사.
"그냥 나를 죽여! 내게 또 소중한 사람을 눈 뜬 채 빼앗기라는 거야!?"
그리고 그 말만으로 나는 더 이상 죽을 수 없었다.
내가 죽고 싶다 얘들아............................ 이 부분이 전반적으로 다 좋았는데ㅠㅠ 마이클이 닐에게 가까이 오지 말고 눈에 띄지 말라고 하면서 '닐은 내게 주어진 예언을 알고 있다. 그러니 이 대화는, 닐에게 고백한 것과 마찬가지다'라는 것도.... 마이클이 닐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닐은 비슷한 일을 겪었기 때문에 마이클에게 공감하고 그 상처를 보듬어줄 수 있다... 심지어 마이클이 나는 신을 정말로 버렸다고 할 때도 괜찮아, 상관 없어, 라고 해줄 정도로. (본업이 목사인데도!) 신은 우리에게 살라고 하셨으니 잠깐 신을 원망하는 정도로 뭐라고 하지 않을 거라고. 그걸로 살아갈 힘을 얻는다면 괜찮지 않냐고. 경험자이자 목사인 내가 보증한다고ㅠㅠㅠㅠ 나는 교인은 아니지만 뭐랄까 여기서 엄청 울었다ㅠㅠ 둘은 서로 함께 하면서 잃어버린 것을 조금이나마 되찾은 기분이지 않았을까... 마이클에게 닐은 형이자 아버지고 닐에게 마이클은 동생 같은 존재니까... 그래서 마이클의 "이 사람의 존재 자체가 내 행복 같은 것인데 어떻게 이 사람을 죽인다는 거야?"라는 말이 너무 좋았다.
다 쓰고 보니 무지성으로 좋았다는 말 밖에 없네.. :P
닐 배드 엔딩 1
악마의 예언 닐 (悪魔の予言 ニール)
마이클이 이루어질 수 없는 예언을 하면 보는 배드 엔딩. 마이클이 예언한대로 다음날 교장이 되고, 모레에는 미국 대통령이 되고, 글피에는 '행복한 가족'이 되살아난다. 그리고 마이클의 예언이 모두 이루어졌기에 '사랑하는 사람을 살해한다'라는 루시펠의 예언 또한 이루어진다. 비록 마이클은 아무런 기억도 없지만..ㅠㅠ 루시펠 상도덕 없는 새끼... 마이클의 예언 세 개가 환각과 꿈으로 이루어졌다면 루시펠의 예언도 꿈이었어야 수지가 맞는 게 아니냐고. 앞에 세 개는 환상이었으면서 본인 것만 실제로 이루어지게 하는 게 어딨어..!!!
마지막 CG가 너무 해맑은데 명랑한 일러스트에 그렇지 못한 내용의 간극이 소름돋는다...ㅠㅠ 죽기 직전 닐이 마이클을 반가워하는 모습이 너무 마음이 아프다. 물론 마이클만 생각하면 차라리 모르고 사는 게 훨씬 낫겠다만...ㅠㅠㅠ 과연 집에서 요양하고 있는 가비도 이 사실을 모르고 있을지...ㅠㅠ
닐 배드 엔딩 2
간계 (奸計)
배드 엔딩 중 유일하게 닐이 안 죽는 엔딩... 인데 이것도 너무 맘 아프다ㅠㅠ 서로 자기가 쐈다고 주장하는 둘..ㅠㅠ
닐 배드 엔딩 3
개미지옥 (蟻地獄)
어떻게든 피해보려고 하던 미래가 모두 이루어져버렸다. 마이클이 살인범이 되는 미래도, 사랑하는 사람을 죽이는 미래도. 그래서 '개미지옥'이라는 제목이 너무 맴찢이다...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쳐봐도 결국은 어떻게든 정해져있는 미래가 이루어져버리는 엔딩. 어거스트가 죽으면 저주가 풀리는 것 같은 느낌이던데 이 때는 어거스트가 아직 안 죽은 상태였던 걸까.
사실 이 엔딩 정도는 닐이 더 이상의 죄책감을 견디지 못 하고 사랑하는 마이클의 곁을 떠나는 씁쓸한 엔딩도 괜찮을 것 같았는데.. 전부 유혈 엔딩이라니ㅠㅠ 제정신을 차렸을 때 자기가 닐을 죽인 걸 알면 마이클 심정이 어떨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ㅠㅠ 사랑하는 가족을 전부 잃고 겨우 겨우 마음을 연 상대가 생겼는데 그 상대를 자기 손으로 죽여버리다니...
그리고 어거스트가 칼에 찔려서 죽지도 못하고 고통스러워하는거 너무ㅠㅠ 끔찍했다ㅠㅠ 좋아하는 캐릭터는 아닌데 너무 잔인해서... 말도 제대로 못하는 와중에 마이클에게 숨통을 끊어달라고 하다가 나중 가서는 마이클이 아닌 닐에게도 애원하는 게 너무.... 끔찍....ㅠㅠㅠㅠ 이런 장면 때문에 어거스트가 밉다가도 너무 불쌍해지고.. 어거스트 루트가 궁금해진다ㅋㅋ큐ㅠㅠㅠㅠ
여담으로.. 이븐템페 플레이하고 이 엔딩이 생각나면서 '나... (2D한정) 내가 살인 저지르면 나 대신 시체 묻어주는 남캐가 취향인가'하고 본인의 취향을 고찰해보게 되었다...
닐 해피 엔딩
교회에서 (教会にて)
닐은 역시 공이었다... 공 쪽이 훨씬 자연스럽게 어울린다ㅋㅋㅋㅋ 하지만 수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음ㅋㅋㅋ 무엇보다 마이클이 자기만 당하는 건 싫다고 자기도 해주고 싶다고 역공(?)하는 게 자연스럽고 귀여웠다ㅋㅋㅋ 닐은 자기가 수가 될 거라고 단 한 번도 생각을 안 해본 표정이었는데 그게 또 웃기기도 하고ㅋㅋㅋ 마이클 부탁에 결국 어? 어? 하다가 넘어가주는 것도 웃기고ㅋㅋㅋㅋ (이게 어거스트가 말한 응석을 받아준단 거겠지ㅋㅋㅋㅋ) 솔직히 그냥 마이클의 동정 한 번 떼준 느낌이라 앞으로 닐이 계속 수를 할지는 모르겠다. 근데 앞으로도 마이클이 자기가 해주고 싶다 하면 넘어가줄 것 같아서 번갈아가면서 하려나 싶기도 하고...ㅋㅋㅋㅋㅋ
그리고 작가가 글을 정말 잘 쓴다. 가장 좋았던 지문은 닐 루트에서 어거스트가 투신한 뒤의 지문. '태양이 떠오른다. 종루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어거스트 신부의 몸을 덮어가는 것을, 우리는 침묵과 함께 지켜보았다.' 마치 시신 위에 하얀 천을 덮어주듯이 '교회' 종루의 그림자가 어거스트의 시신을 덮어주는 게 너무 의미심장했다.. 마치 신이 어거스트에게 보이는 처음이자 마지막 자비처럼. 투신했을 때 마치 날개가 보였던 것 같이, 타천사가 되기 이전의 루시펠을 위한 마지막 자비 같았다. 물론 그에게 덮여진 건 흰색 천이 아닌 어두운 그림자지만.
마지막에 닐이 자신을 잊어달라고, 언젠가 행복한 가족을 만들면 자신에게 소개시켜달라고 편지만 남기고 쏙 사라졌을 땐 좀 실망할 뻔 했지만... 얘네가 어떤 믿음을 갖고 살아왔는지를 생각해보면 또 이해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 천지가 뒤집힌 느낌이었겠지ㅠㅠ 제발 행복해줘 얘들아... 마이클이 "...가르쳐주세요, 라자라스 신부님. 동성을 사랑하는 것은, 어째서 죄인 건가요?" 보고 눈물이 주르르륵....... 너무 서러웠다. 겨우 그 모든 고난을 헤쳐나왔는데도 기다리고 있는 것이 차가운 현실이라는 게... 또 다시 마이클의 행복을 가로막는 것이 신이며 여전히 마이클은 신에게조차 용서받지 못 하는 존재라는 사실이ㅠㅠ 그래서 여기에 라자라스 신부가 성서에 적힌 금기는 성서가 쓰여졌을 때는 이유가 있어 금지되었을 것이지만 지금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 게 넘 놀라웠다. 이런 얘기까지 나올줄은... 물론 이런 논의가 나온지는 오래 됐지만 한국 교회에서는 여전히 인식이 똥망이라 그냥 놀랐음...
몇 년 후 마지막 일러 보고 그냥 기절했다. 목사로 일하는 닐 너무 잘생겼고 우리 동네에 이런 목사님 계셨으면 실수인 척 500번 쯤은 목사님 품으로 넘어졌을 거다...... 그리고 마이클은 너무 잘 자랐고 마치 아들 장가 보내는 기분이었다ㅠㅠ 화관 쓴 닐도 너무 예뻤고 마침 또 배경이 교회라서 마치 결혼식 장면 같았음ㅠㅠ CG도 너무 예쁘고 완벽한 해피 엔딩이라 솔직히 너무 만족도 높아서 한동안 다른 루트 볼 생각도 안 들었다ㅋㅋㅋㅋ 실제로 몇 주 쉬고나서 닐 배드 엔딩도 몰아서 보고 나머지 루트를 밀었고.
세실 카워드 (Cecil Coward)
cv. 空乃太陽 (키시오 다이스케)
「너는 모르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난 널 싫어하지 않아. ......무슨 일이 있더라도」
마이클의 친우. 같은 기숙사의 룸메이트이자 동급생. 조용하고 과묵하며 결코 사람들과 싸우거나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
다들 장난치는 걸 항상 즐겁게 미소 지으며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강한 심지를 가지고 있어 강인한 정신력이 느껴진다.
밤색깔의 보송보송한 머리와 초록색 눈동자를 가진 독실한 신의 신도. 성가대의 일원으로 목소리가 아름답다.
종교화에 나오는 천사 같은 외모로 알려져 있다. 가족이나 입학 이전의 일에 대해서는 왠지 묵묵부답이다.
개인적으로 성을 보고 이름이 정말 너무하다고 생각했던 캐릭터... 어떻게 성이 겁쟁이(Coward)야ㅠㅠ 사실 비주얼 상 그렇게 맘에 들지는 않아서 별 생각이 없었는데 1회차 플레이하면서 세실이 너무 천사 같아서 2회차로 보게 됐다...ㅠㅠ 그리고 세실은 정말 천사다... 마이클과 함께 성화에 그려진 천사를 닮아서 저학년들의 동경의 대상인데 세실은 정말 천사가 따로 없다...
세실 루트 스포
사실 세실 루트를 좀 긴장한 채 봤는데... 그 이유는 지인분들이 세실 루트에 교장이 많이 나온대서ㅠㅠ 닐 루트에서도 교장 나오는 장면은 거의 비명 지르면서 봤는데 세실은 공개 일러 중 하나가 이미 교장한테 당하는 거라 대체 얼마나 더 나올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교장 선생님 맡으신 성우분 너무 혼신의 힘을 다해 변태 모브 오지상 연기를 하셔서 이거 녹음하시고 멘탈에 금 안 가셨는지 걱정된다... 솔직히 이걸로 상 받으셔야 했던 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연기 잘 하셨음..ㅠㅠㅋㅋㅋㅋ 아무튼 그만큼 변태에 빙의하신 것 같은 신들린 연기라 나한테는 너무 괴로웠다... 세실 루트에서 무서워했던 것만큼 교장이 많이 나오지는 않았단 게 그나마 다행이었던 듯ㅋㅋ큐ㅠㅠㅠ 세실이 교장에게 협박당해서 계속 불려가긴 하지만 내가 그 장면을 직접 봐야만 하는 건 닐 루트랑 분량이 비슷했던 것 같다...
전반적으로 닐 루트에 비해서 무겁다는 느낌이었다. 다른 비해금캐 루트에서는 나오지 않는 로버트와 조슈아 이야기가 자세하게 나오기도 하고, 둘의 엔딩이 비극적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세실 가족이 나치에 의해 집단수용소에 갇혀있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그리고 아무래도 레오니드나 닐은 아무리 평소에는 칠렐레팔렐레 해도 연상+책임자라는 데에서 오는 안정감이 있는데 세실 루트는 그런 게 없다 보니 더 그렇게 느껴진 것 같다ㅠㅠ 마이클과 세실 둘 다 믿을 구석 하나 없이 모든 걸 견뎌내야만 해서...ㅠㅠㅠ
사실 세실 이름을 처음 보고 '어떻게 사람 이름이 어떻게 겁쟁이냐' 했지만 '용기'가 세실 루트의 중요 테마라는 걸 생각해보면 또 반어법적인 의미로 잘 어울린다. (세실은 외유내강형이니까!) 세실은 주니어생 시절 교칙을 어기고서도 죽은 사슴을 위해 기도를 해주었다. 재밌는 건 이 사건을 본인들은 아무렇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상대방은 다르게 생각했다는 것 같다. 세실은 큰 고민 없이 사슴을 위해 기도했고, 마이클은 세실의 용기에 놀랐다. 반면에 마이클은 큰 생각 없이 세실을 존경한다고 말했고, 세실은 그 말에 구원받았다. 그리고 그 말을 들었을 때 비로소 죽지 못해 사는 삶, 삶에서 도망치는 것을 관두고, 용기를 내어 제대로 삶을 마주하고 살아가기로 한다. 마이클이 계속해서 '용감하고 정의로운 대천사 미카엘'에 비유된다는 점을 생각해도 마이클과 페어가 잘 될 만한 이름이고.
반면 닐 루트에 비해서 좀 더 초자연적인 면이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닐 루트를 보면서는 신부가 약물 같은 걸로 환각을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세실 루트에서는 너무 딱 원하는 환상을 보여줘서.. 무슨 일인가 싶다. 닐 루트에서는 사실 닐도 어거스트 신부가 그런 수법을 쓰는 것일 거라고 과학적인 방법을 추측했었는데.. 세실은 '신이 계신다면 악마도 있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해서 오픈마인드로 받아들이는 편인 것 같아서... 루트별로 분위기가 다른가보다...
세실 배드 엔딩 1
산제물(生贄)
세실이 크리스를 똑같이 따라간 엔딩...ㅠㅠ 닐 루트에선 크리스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는데 세실 루트에서는 스탠딩까지 나왔다ㅠㅠ 교장은 자신이 세실을 그렇게 만든 주제에 세실을 위하는 척 기도해주는 게 너무 끔찍해... 가증스러워... 게다가 교장이 마이클한테 접근하는 걸 보면 앞으로 올 것이 또 있다는 생각에 너무 괴로움...ㅠㅠ
세실 배드 엔딩 2
악마의 예언 세실 (悪魔の予言 セシル)
학교를 다니면서 이런저런 끔찍한 사건이 있었지만 그래도 나름 다른 학교에도 잘 적응하고 다니고 있는 세실이었는데....ㅠㅠ 이렇게 허무하게 가버렸다는 게 너무 슬프다ㅠ
세실 배드 엔딩 3
여행(道行き)
사실 이 엔딩 제목 번역하는 게 너무 어려웠다... 검색해보면 이 道行き는 아마도 '조루리나 가부키에서 주로 남녀가 함께 여행을 떠나는 장면, 혹은 그런 작품. 도주 또는 동반자살 등의 경우가 많다'라는 뜻으로 쓰인 것 같은데... '사랑의 도피'나 '야반도주'는 너무 직접적인 것 같고 그냥 '여행'은 너무 그 뉘앙스가 안 살고.. 해서 고민하다가 그냥 여행으로 정했는데 모르겠다.. 번역하기 너무 어려운 말이다...ㅋㅋㅋㅋㅋㅋ 아무튼 道行き라는 말은 일차적으로는 그냥 '길을 가는 것, 혹은 여행'이란 뜻.
세실 배드 엔딩 중에서 제일 안타깝다. 본인들이 교장을 죽여버린 줄 알고, 도망가서 동반자살해버리는 엔딩..ㅠㅠ 숲속에서 라자라스 신부가 둘을 매도하는 목소리를 듣는데 이건 환상이거나 어거스트가 성대모사한 거겠지. 실제 라자라스는 제발 그러지 말라고 막으려고 했다는 게 너무 슬프다ㅠㅠㅠㅠ 라자라스 신부 당신은 그저 빛...ㅠㅠㅠㅠ
세실 해피 엔딩
영원한 연인 (永遠の恋人)
둘이 여행 간 것도 귀엽고 웃겼다. 마이클 오후 10시에 '우유 배달 오는 5시에는 이미 자고 있겠지..?' 하는데 진심 빵터짐ㅋㅋㅋㅋㅋ 김칫국 오져ㅋㅋㅋㅋ 얼마나 하려고 그러는거야 마이클..... 게다가 처음이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사실 처음은 마이x세실로 봤는데 의외로 나중에 본 세실 공이 자연스러워서 놀랐다.. 마이클은 공 하고 싶어서 옷 벗기는 순서까지 그렇게 열심히 연습한 티가 났는데..(ㅋㅋㅋㅋㅋㅋ) 난 수가 리드하는 게 취향이라 세실 왼도 좋았던 듯!? 마이클 왼은 뚝딱이 같아서 귀여운 맛이 있구ㅎㅎㅎ
그리고 마지막 씬 직전에 이 말이 참 좋았다. 성실하고 독실하고, 단 한 번도 믿음이 흔들렸던 적 없는 세실이 이런 대사를 해서 더 울림이 있는 것 같다.
"신이 나를 용서해주지 않으신다해도, 나는 나를 용서하자."
神様が許してくれなくても、僕は僕を許そう。
이 엔딩을 보면 확실히 세실에게 마이클은 태양 그 자체였구나 싶다. 미카엘이 원래도 태양의 천사라고 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세실은 마이클을 처음 본 입학식에서도 마치 빛나는 태양 같다고 생각했었고. 마지막 장면에서도, "마이클의 머리카락이, 아침 햇빛을 반사하고 있다. 마치 후광이 비치는 것처럼, 반짝반짝거린다. 너는 그런 빛보다도 밝게 웃었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세실은 빛에 손을 뻗는 버릇이 있다. 달빛 아래에서 하기도 하지만, 햇빛 아래에서 할 때도 있다. 특히 햇빛 아래에서 손을 뻗었을 때는 피와 뼈가 보이는 기분이 들어서, 살아있다는 실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 세실은 마이클을 통해서 본인이 살아있다는 감각을 느끼고, 살아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마이클로 인해서 살아가는 것이다.............. 주니어생 시절, 마이클의 "난 너를 존경해"라는 아무렇지 않은 말 한 마디에 구원받고, 살아남았다는 죄악감을 떨쳐낼 수 있었던 것처럼.
레오니드 오웬 (Leonid Owen)
cv. 氷河流(미도리카와 히카루)
「네가 만약 거짓말을 했다면, 난 너를 용서하지 않겠지 」
최상급생. 학생들을 지도하는 엄한 총감독생.
면학, 품행, 인격 모두 뛰어난 사람이 학년 감독생으로 임명되는데, 그중 가장 높은 사람이 총감독생. 학생을 벌할 권리까지 가진 초엘리트 학생이다.
당연히 성적은 뛰어나 항상 수석을 유지한다. 매우 자존심이 강하고 과묵하며, 필요하면 능변하지만 평소에는 쓸데없는 잡담 따위는 일절 하지 않는다.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초연한 분위기가 있다. 하급생들은 마치 신이나 황제처럼 두려워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망명해 온 몰락 귀족의 피를 이어받았다. 은발을 단정하게 길게 길렀으며, 눈동자는 아이스 블루인 쿨한 미모의 소유자.
비해금캐들 중에서는 제일 마지막으로 공략했는데 그 이유는 마이x레오와 레오x마이 사이에서 갈등했기 때문에ㅋ 처음엔 당연히 레오x마이일 줄 알았는데 1회차를 끝내고 나니 은근히 아방한 것 같은 낌새를 풍겨서... 아방수를 볼지 아방공을 볼지 고민함 (ㅋ) 결론은 마이x레오 먼저 봤다ㅋㅋㅋㅋㅋ
레오니드 루트 스포
이 남자... 아름답다...ㅋㅋㅋㅋ 눈처럼 사르르 녹아버릴 것 같이 생긴 182cm의 남성이라는 점이 너무 웃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면제 먹고 쓰러졌을 때도 무슨 병약 미소녀 같은 연출이고ㅋㅋㅋㅋㅋ 그리고 마이클이 엄청 얼빠인 것도 웃겼다ㅋㅋㅋㅋ 잊을만할 때마다 마이클이 계속 레오니드 보고 '와 정말 예쁜 사람이다...'함ㅋㅋㅋㅋㅋ
근데 아방해!ㅋㅋㅋㅋㅋㅋ 방 제대로 못 치우는 것도 그렇고 잠에서 못 깨는 것도 그렇고... 마이클이 츳코미 캐릭터라서 나잇값 못하는 연상의 남자들과 케미가 참 좋다ㅋㅋㅋㅋ 닐 때도 그랬지만 닐은 본인 중심을 잘 잡고 사는 것 같은 반면에 레오니드는 본인도 좀 위태위태할 때가 많아서..ㅋㅋㅋ 이 남자는 마이클 없이 어찌 살려고 하는지...
근데 도짓코 속성만 있는 게 아니라 고집까지 세다. 꼭. 애칭으로 불러야 한다고 고집피울 때 내가 정말 어이가 없어서 실소함ㅋㅋㅋㅋㅋ 마이클 아니면 이 남자를 누가 거둬가냔 말이냐..ㅋㅋㅋㅋ 진짜 손 많이 가는 귀찮은 남자다. 원래 레오니드x마이클 먼저 보려고 했는데 마이클 고생하는 거 보고 '이 정도면 레오니드가 깔려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마이클x레오니드 먼저 봄ㅋㅋㅋㅋㅋ 덕분에 마이클은 레오니드 다루기 만렙이 된 것 같다.
그러다가도 가끔씩 레오니드가 연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았다ㅋㅋㅋㅋ 석양을 상대로 싸우지 말고 눈을 감으라고 한 것도 그렇고, 마이클이 처음 환각을 보기 시작했을 때도 그렇고. 특히 레오니드 방에 아그네스가 있는 줄 알고 질투에 불타올랐는데 의외로 레오니드가 엄청 침착하게 대응하는 게 좋았다. 마이클을 섣불리 자극하지 않고 천천히 방에 들어가서 옷장 문도 열어주고 다 확인시켜주는 게... 그리고 마이클이 '레오니드를 죽일 바에야 스스로 죽자'라고 생각했을 때 서로 자살하지 않기로 약속한 것도. 아방한데 이런 면에서는 또 의외로 눈치가 빠르다...
그리고 아그네스 캐릭터 보고 좀 놀랐다... 갑자기 로판 분위기됨...(?) 양아들이라 재산 못 물려받는 첫째와의 약혼을 깨고 대신 재산을 물려받을 둘째랑 결혼하는 현실적인 여캐라니 보기 쉽지 않다... 그냥 나쁜 년일 수도 있었는데 솔직히 내가 아그네스여도 비슷한 선택을 할 것 같아서.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그리고 갈발녹안이고 예쁨 (중요)
공통 스토리에서 여러번 반복되어서 나오는 '믿지 않는 자보다 믿는 자가 되어라'라는 주제 의식이 제일 잘 느껴지는 루트였던 것 같다. 다른 루트에선 주로 가족이 살해당한 일에 대해서만 해당되지만 레오니드 루트에서는 레오니드와의 일도 포함이라서. 그리고 그 메시지는 '배신'이라는 키워드에 대해 히스테릭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레오니드에게 해당되기도 한다. 그래서 레오니드 루트에서 유록 이런 대사들이 눈에 띄었고 좋았다 8ㅅ8
"―그렇다. 나는 『미카엘』이 아니다. 그 사건 이후로 신을 믿지 않는다.
아니, 신 뿐만 아니라, 주위의 모든 사람이 의심스러웠다. (중략)
―그럼에도 나는, 레오니드가 루시펠이 아니라고 믿는다."
처음엔 레오니드가 교칙도 법도 다 바꿔준다고 하는 게 웃기고 어이 없었는데ㅋㅋㅋㅋ 어쩐지 게임을 하다보면 레오니드라면 진짜로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라자라스 신부가 '성경은 오래된 이야기라 맥락을 보아야한다'고 한 거처럼, 직접 세상을 바꾸어나가겠다고 하는 게 되게 진남주 같았다ㅋㅋㅋㅋ 그리고 실제로 영국은 1967년에 Sexual Offences Act가 통과되면서 남성 간의 동성애가 몇 백 년만에 합법화되었다. (사회적 분위기와는 별개로 여성 간의 동성애를 금지하는 법은 따로 없었다) 신학교의 시대적 배경이 대략 1945~1950년 사이일 테니, 1967년에 레오니드는 30대 중후반의 젊은 정치인으로 활동하고 있지 않았을까... 합법화에 기뻐하는 30대 언저리의 마이클과 레오니드의 모습이 어쩐지 상상이 가기도 한다.
존재를 부정받으면서 자란 레오니드. 어머니의 재혼으로 인해 가족 내에서 걸리적거리는 존재가 된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성공해서 코를 납작하게 해주겠다'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살아도 괜찮은 걸까'라는 의문을 갖고 살고 있다. 레오니드는 거기에 대해 스스로도 자신이 없기 때문에 당당하게 '나는 살아갈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하지 못하고, 살아갈 가치가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우회적인 해결책을 택한다. 사실 레오니드가 남자인 마이클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점에서도 당시 시대상을 생각해보면 '부정당하는 존재'인데 이번에는 거기에 굴하지 않고 정면승부를 하겠다고 한 점이 좋았다. 근데 그래서 그 부분이 의외이기도 했다ㅋㅋㅋㅋ 레오니드 좀 더 마이클처럼 '내가 남자를 좋아한다고!?' 하는 디나이얼의 과정을 겪을 줄 알았는데 노빠꾸 10톤 트럭이었음... 댕댕이 눈으로 가지 말라고 하는 주제에 노빠꾸인 점이 너무 웃김ㅋㅋㅋㅋㅋ
여담으로 레오니드는 삽입씬이 닐이나 세실에 비해서 초반에 있는 편인데ㅋㅋㅋㅋㅋ 그게 너무 웃겼다ㅋㅋㅋㅋㅋㅋ 이게 바로 권력의 맛인가...!?! 다들 6인실에서 사는데 혼자 독실을 쓰는 총감독생의 위엄인가..!!!ㅋㅋㅋㅋㅋ
레오니드 배드 엔딩 1
영원히 잃어버린 것 (永遠に失われたもの)
마이클이 영원히 잃어버린 건 신뢰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레오니드란 사람. 마이클은 끝까지 붉은 뱀의 흙에 대해서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레오니드의 신뢰를 잃기도 했지만, '믿지 않는 자보다 믿는 자가 되어라'라는 말에 따르지 못하고 레오니드를 계속해서 의심했기 때문에 누군가를 믿을 수 있는 능력 또한 잃어버렸다. 특히 퇴학처리가 된 사이 레오니드가 루시페르에게 살해당했으니 그 뒤로는 두려움에 누군가를 믿을 엄두를 더더욱 못 낼 거고.
레오니드 배드 엔딩 2
악마의 예언 레오니드 (悪魔の予言 レオニード)
다른 루트의 <악마의 예언> 엔딩이랑 똑같지 뭐.. 레오니드와 싸운채로 제대로 화해도 못하고, 아쉬운 마음에 인사만 겨우 하고 헤어졌는데 사건이 발생해버린다. 그 와중에 마이클을 보고 반가워하는 레오니드가 맘 아픔ㅠㅠ 내심 화해 못 하고 헤어진 거 마음에 두고 있었을 것 같은 사람이라...
그리고 라디오 내용 들어보니 레오니드는 캐임브릿지 법학과를 갔더구나... (tmi)
레오니드 배드 엔딩 3
팔아넘긴 영혼 (売り渡した魂)
전반적으로 레오니드 루트가 제일 호러스러운 루트였기도 했는데 이 엔딩은 유독 더 끔찍하다...ㅠㅠ 교장 목소리 나올 때마다 또 빠르게 넘기면서 봤다ㅠㅠㅠㅠㅠ 마이클은 견디다 못해 루시페르에게 자신의 영혼을 팔아버렸고 결국 백치가 되어 살고 있다. 하지만 마이클의 의식은 그걸 알지 못하고... 모르고 있는 게 그나마 다행인가?ㅠㅠ 자신의 삶을 영화처럼 관람중인 마이클 옆에는 레오니드가 앉아있는데... 진짜 레오니드는 아닐테고. 그냥 환상일까 아니면 어거스트일까...
레오니드 해피 엔딩
파그 같은 연인 (ファグ的な恋人)
마지막에 어거스트의 "있잖아, 미카엘. ...내 쌍둥이 동생. 성서처럼 나와 싸울 생각이 없다면, 아예 나와 함께 살 생각은 없니?"라는 대사가 뭔가 좋았다.. 비해금캐 루트를 보면서도 어거스트가 항상 마이클의 관심을 원한다는 느낌은 받았었는데 이 대사가 그 최고봉이었던 듯ㅋㅋㅋㅋ 어거스트/가비 루트를 보고 나서 이 대사를 다시 생각해보니 어거스트는 정말 본인이 마이클의 쌍둥이길 바랐을 수도 있지 않았나 싶다... 둘은 비슷한 상처를 갖고 있지만 마이클은 가비라는 쌍둥이의 존재 덕분에 상처를 극복할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이 엔딩 웃펐던 건 레오니드가 하급생과 연애했다고 총감독생 물러난 것ㅠㅠㅋㅋㅋㅋㅋ 아니 그러면 나머지 연상남 공략캐 둘이 뭐가 돼요 총감독생님!!!!
아무튼 대학교에 들어간 짧은 머리 레오니드와 대학생 마이클 너무 좋았다. 난 장발 남캐보다 단발을 더 좋아해서^^ 보통 아카데미물에서 학년 차이 나면 후배가 선배한테 '선배 유급하면 안 돼요?ㅠㅠ'하는 게 정석인데 마이클에게는 그런 것 따위 없다... 졸업? 하든가. 본인이 초고속으로 조기졸업해서 캐임브릿지로 쫓아가면 됨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레오니드 루트하면서 파그(fag)라는 말을 첨 들어봐서 겜에만 나오는 설정인가? 싶었는데 실제로 있는 거였다... OED에 찾아봤더니 실제로 영국 기숙학교에서 윗 학년 선배의 시중을 드는 아랫 학년 학생이라는 뜻이 있었다. 뭔가 어감이 욕 같기도 하고 미묘...; 아무튼 졸업도 했는데 이제 파그는 졸업하고 청소 좀 해 레오니드 이 남자야... 어휴 아무리 레오니드 같은 얼굴에 cv. 녹천광이어도 정리 하나도 안 하고 돼지우리인 채로 사는 남자라니 나 같으면 진작에 때려쳤어... 마이클은 레오니드를 정말 많이 사랑하나 봄......
어거스트 맥크라우드 (August Macleod)
cv. 青鳥刃 (나리타 켄)
「어라, 웃었구나! 네가 웃는 걸 보는 건 오랜만이야!」
규율에 엄격한 교사가 많은 가운데 드물게 학생들에게 친근한 신부님. 담당 과목은 라틴어.
부드러운 눈가에 장난기 어린 미소를 띄우고 늘 농담과 우스갯소리를 해 모두를 웃게 한다.
약간의 규율을 어기는 것도 너그럽게 봐주는, 이 신학교 학생들에게는 귀중한 존재.
학생들과 함께 풋복을 즐기는 등 선생님이라기보다는 모두의 좋은 형과 같은 존재.
나이가 훨씬 많고 성실한 라자루스 신부와 아주 친하다.가족을 잃고 학교로 돌아온 마이클을 종종 위로해 준다.
트친분들이 신학교를 넘 재밌게 플레이하셔서 시작하게 된 거였는데... 그분의 최애컾이 마이클x어거스트다. 그래서 꼭 어거스트x마이클이 아닌 마이클x어거스트로 보겠다고 말씀드리고 겜을 시작했었던ㅋㅋㅋㅋㅋ 암튼 그거 외에도 각종 진상이랑 관계 있는 캐릭터다보니 얼른 해금해서 스토리를 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음.
그리고 신학교가 꾸금씬 정말 없는 편이라는데ㅋㅋㅋ 트친분들이 다들 어거스트 루트만은 씬이 너무 많아서 혼미해진다고, 공포증 생긴다고 하셔서ㅋㅋㅋㅋㅋ 역으로 궁금해지기도 했다. 대체 얼마나 많길래... (진짜 많더라...)
어거스트 루트 스포
표지 보고 웃었다. 어거스트가 흑막인 거 숨길 생각 1도 없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물론 1회차에서 바로 밝혀지는 사실이긴 하지만ㅋㅋㅋㅋㅋ 사실 나는 겜 시작하기 전에 다른 블로그에서 신학교 후기를 좀 읽었어서 어거스트가 흑막인 건 알고 있었다. 근데 내 특기가 스포를 대충 당하는 거라 이번에도 스포를 대충 당했고 난 루시펠이 그대로 레오니드인 줄 알았음ㅋㅋㅋㅋ 대놓고 cv. 미도리카와 히카루라서 '뭐야 절대로 착각할 수 없는 목소리잖아ㅋㅋㅋㅋ' 하고 비웃었는데... 농락당한 것은 나였다ㅋ 암튼 은근 똑똑한 반전이라구 생각했다..ㅋㅋㅋㅋ
트친들이 어거스트 루트는 씬 진짜 많다고 하긴 했지만 이렇게 많을 줄은 정말 몰랐다ㅋㅋㅋㅋㅋ 우리 마이클 너무 많이 해서 닳아 없어지겠어... 씬이 너무 많아서 마이클이랑 같이 내 정기까지 빨리는 기분임. 나중 가선 씬에서 보이스도 제대로 안 듣고 막 넘겼다ㅋㅋㅋㅋㅋ 그렇게 연속으로 많이 하고도 지치지 않는 어거스트의 허리.. 코어근육... 체력... 몹시 부럽습니다.. 노력 없이 그런 코어 가질 수 있다면 나도 악마에게 영혼 팔아버릴지도... 근데 씬만 많은 게 아니라 마이클이 야한 생각 너무 많이 해서 더 힘듦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편하게 해줄까?"(楽にしてあげようか?) 백만 번 들은 것 같다. "미오릿시 어쩌구"를 잇는 "라쿠니시테아게요오카"... 회상으로 이 대사를 대체 몇 번을 들은 건지... 정말 여러모로 너무 힘든 루트였다..ㅋ 마이클이 진짜 너무 고생하고 힘들어해서 담배 말린다. (비흡연자임)
특히 씬에서 어거스트가 마이클네 아빠 엄마 동생 목소리 따라하는 거 정말 너무한 거 아닌가 싶었다.. 어거스트는 음역대가 몹시 넓으신 편이시군요.. 아무리 성대모사를 잘 한다고 해도 미취학아동의 목소리까지 따라하실 수 있다니... 하지만 천년의 발정이 식겠습니다... 특히 미니 목소리 따라하면서 "에이에잇~ 하고 넣어버릴거야~!" 하는데 진짜 정녕 미치셨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미친 사람이 맞긴 한데 아이고......ㅋㅋㅋㅋㅋㅋ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거스트가 진짜 대박 잘생기고 목소리 너무 좋음... 난 cg나 스탠딩 보고 정말 잘생겼다고 생각했었는데 잘생기진 않았지만 밝고 애교가 있어서 인기 있었단 설정이란 게 너무 놀라웠다. 이 얼굴이 평범한 축이라고요??? 그리고 나리타 켄이라는 성우분은 처음 알았는데 셋쇼마루 보이스 담당하셨던 분이더라. 진짜 목소리가 너무 좋음. 어거스트 루트는 씬이 너무 자주 나와서 계속 이어폰 끼고 플레이했는데 어거스트는 속삭이듯이 말하는 대사가 많아서 그런가 시츄 드씨 같다는 생각이 자꾸ㅋㅋㅋㅋㅋ 근데 거기에 연기도 대박이다ㅋㅋㅋ 어거스트가 마이클 조교하면서 달콤하게 말하다가 싸늘하게 말하다가 냉탕온탕 엄청 왔다갔다 하는데 나도 들으면서 정병 올 것 같았음..ㅠㅠㅋㅋㅋㅋㅋ
어거스트 루트에서 마이클은 어거스트가 자기와 똑같은 일을 경험했다고 생각해서 마음을 주고 매일매일 어거스트 생각만 한다... 주위 모든 사람들, 심지어 가비까지 거부하고 어거스트에만 매달림ㅠㅠ 친구들 사이에서도 고립되고 가비의 손조차 뿌리치니 어거스트에게 당할 때 말할 곳이 없다..ㅠㅠ 그래서 그런지 어거스트 루트의 마이클은 적극적으로 사건을 알기보다 눈을 돌리려고 한다. 가족이 살해당한 것도, 신부와 있었던 일도, 전부 그냥 잊어버리고 회피해서 편해지려고 함. 극도의 회피인간으로서 엄청 공감이 되기는 하는데ㅠㅠ 고통받는 마이클이 너무 외로워보이고 안쓰럽다...
어거스트의 사랑은 뭐랄까... 마이클의 사랑을 딱히 원하지 않는, 숭배와 같은 일방적인 사랑 같다. (그래서 농담으로 어거스트가 요즘 사람이었으면 아이돌 덕질했을 거라고 했었음ㅋㅋㅋㅋ) 마이클을 계속 천사라고, 미카엘이라고 부르는 것도 있고. 마이클이 자신을 구원해주기로 했기 때문에, 그 올곧음을 찬양하고 그 올곧음을 가진 마이클을 숭배한다... 그래서 그 올곧음을 잃어버린, 자기가 하는대로 악행을 다 따라오는 순종적인 마이클은 금방 질려서 버려버리는 나쁜 놈ㅠㅠ 그때의 어거스트가 느끼는 절망감도 있었겠지만... 마이클은 무슨 죄람ㅠㅠ 마이클 인생 돌려줘ㅠㅠ 사람을 구원 삼지 말자!!! 구원은 셀프!!!! 아무튼 '너만이 나의 구원이다, 나와 같이 죽자'고 하는 것도 그렇고, 어거스트의 사랑은 정말 제멋대로다...
그리고 회상 장면에서 전쟁의 참혹함이 너무 끔찍했다...ㅠㅠㅠ 현재 배경은 2차 대전 직후이니 라자라스 연배의 어거스트는 1차 대전 때 종군했겠지. (그리고 어거스트가 '몽스에는 천사가 나타났다고 했는데, 우리에게는 어째서 천사를 보내주시지 않는 걸까'라고 하길래 찾아봤더니 실제로 1차 대전 중 벨기에의 몽스(Mons) 지역에 천사가 나타나 독일군을 물리쳤다는 '몽스의 천사' 전설이 있었다)
"ーー전장을 보았잖니? 나는 그곳에서, 내 안의 악의 씨앗을 발견했어. 즐거웠어.
ーー사람을 죽이는 것, 폭력을 휘두르는 것. 자신의 욕망을 해방시키는 것의 기분 좋음을 알았어.
고통스럽게 하는 것. 누군가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슬프다고 생각하는 것조차, 마음의 쾌락이라는 것을 알았어...
그러니까 말야... 나는 악마인 거야. 나 스스로가, 악마인 거야."
이런 대사를 보면 참 어찌되었든 간에 섬세했던 사람이구나 싶다. 오히려 섬세했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에 경악하고 비뚤어진 거겠지만. 어거스트 루트의 핵심이 "당신이 마음을 닫지 않는 이상, 당신의 주변에는 언제나 누군가가 있습니다" 라는 라자라스 신부의 말인데, 어거스트가 마이클처럼 조금이라도 마음의 문을 열어두었다면 그렇게까지 비뚤어지지 않았을까 싶기도...
어거스트 배드 엔딩 1
악마의 예언 어거스트 (悪魔の予言 オーガスト)
근데 이건 해피 엔딩 아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이클도 자기가 한 일이 뭔지 모르고, 어거스트는 원하던대로 죽었으니... 예언에 세뇌당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죽이고 죄의식도 없다면 그건 그거대로 행복한 거 아닐까?(??)
초반에 다른 캐릭터들 스토리 보면서 '설마 마이클 손에 죽고 싶어서 사랑하는 사람을 죽인다는 예언을 한 건가?'라고 의심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마이클이 자신과의 옛 약속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그런 예언까지 한 거였다.
그리고 이 엔딩으로 성 요한 신학교가 레스터 지방에 있다는 tmi를 얻음 (?)
어거스트 배드 엔딩 2
어둠으로 향하는 문 (闇への扉)
마이클이 그저 어거스트의 말에 순종해서 나중에 질려서 죽어버리는 엔딩. 죽이는 장면이 나오진 않았지만 아마도 그 운명으로 확정... 근데 난 여기서 당연히 3p 일러 있을 줄 알았는데 실망했어ㅋㅋㅋㅋㅋㅋ 19금 게임이라면서요! 3p 일러가 하나 쯤은 있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아벨의 존재 때문에 어거스트는 배드엔딩만 5개ㅋㅋㅋㅋ인데ㅋㅋㅋㅋㅋ 이 엔딩에서 마이클 우케로 보면 어거스트보다도 아벨한테 먼저 동정 따이는 게 너무ㅋ 웃프다...ㅋㅋㅋㅋㅋㅋ ㅎㅏ.... 담배 말려
어거스트 배드 엔딩 3
장송 (葬送)
아벨 스테이플턴... 강에서 건져놨더니 보따리 내놓으라고 하기 레전드다. 어거스트에게서 구해놨더니 너 때문에 어거스트가 죽었다고 한다. 그리고 강제로 섹..스를 함............ 그게 엔딩 제목처럼 두 사람이 어거스트를 추모하고 보내주는 방식이라고 하는데... 난 영원히 이해 못 할 것 같다...ㅋㅋㅋㅋㅋ 첨에 보고 너무 놀라서 머리가 아팠음... 아벨 이 맹랑한 꼬맹이 대체 어떻게 해야해..ㅋㅋㅋㅋ큐ㅠㅠㅠ 오은0 쌤한테 보내고 싶음 진짜.
독을 마신 후 황야에서 마이클은 "나는 천사가 아니다. ーー하지만, 만약 이 검을 뽑아주신 것이 신이라면. 그리고 이 사람이 원한다면. 심판의 천사가 되어, 이 사람을ーー!"이라는 대사 후에 절벽에 매달린 어거스트의 팔을 베어 떨어트린다. 어거스트는 그렇게 정말 죽었고, 용서받지 못한 채 심판의 날까지 고통받게 됨. 그리고 마이클은 한낱 인간의 몸으로 사람을 단죄했기 때문에, 사람을 벌한 죄를 평생 지고 살아가겠다고 한다... 그 와중에 아벨에게는 거짓말로 어거스트가 행복한 표정으로 떠났다고 거짓말 하고, 아벨은 자신과 다르게 새로운 길을 나아갔으면 하고 바람... 아벨과 마이클은 서로의 if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참 씁쓸하다.
어거스트 해피 엔딩
진혼가 (鎮魂歌)
처음에 볼 때는 그래도 나름 어거스트가 죽지도 못하는 몸으로 긴 시간 고통받다가 겨우 떠나는 메리배드 엔딩이라고 생각했는데 캡처본 보면서 복기했더니 그냥 어거스트 포상 엔딩이었다(?) 어릴 적 마이클은 어거스트에게 "아저씨는 악마가 아니라 사람이야. 그러니까 내가 목사가 되어 아저씨한테서 악마를 떼어내고 해치워줄게!"라고 했었고, 말년의 어거스트는 정말로 목사가 된 마이클과 재회한다.
"나는 당신을 용서하지 않아. ーー하지만 난 당신을 용서하겠어."
"당신을 위해 기도를 올리겠습니다. 부디 천국의 문이 열리기를."
"어거스트... 분명 곧입니다. 당신에게 주의 가호와 인도 있기를."
마이클은 이렇게 마지막으로 기도를 하고, 어거스트는 한 방울의 눈물을 떨구는데......... 솔직히 업계 포상 아님!?!?! 어거스트가 바라마지 않던, 마이클과의 약속이 현실로 일어난 건데.
어거스트는 계속해서 자신을 악마로, 마이클은 천사로 생각하면서 자신의 죄를 벌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가능성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입 밖으로 내지 않은 진심은 '용서를 받고 사람으로서 죽고 싶다.' 그리고 이 엔딩에서 어거스트는 시체처럼 차갑고 변화를 겪지 않는 신체가 아닌, 수척하게 변해버렸지만 따뜻한 몸으로,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인간이 되어 끝을 맞이한다.
그리고 그걸 가능하게 한 것은 마이클의 용서와 이해다. 마이클은 '어거스트 신부는 악마가 아니다. 그저 슬픈 일을 많이 겪었을 뿐이다. 그러니 그의 죄를 내가 함께 짊어지겠다'라는 마음으로 어거스트가 주는 독을 마셨다. 루트 초반에는 마이클이 어거스트가 자신과 똑같이 가족을 잃고 비관한 줄 알고 마음을 열었지만 사실은 그 반대였던 것이다. 어거스트야말로 자신과 똑같이 신을 잃고 절망한 마이클에게 이해받고 싶었던 것. (그래서 어거스트를 보면서 마이클이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그대로 자란다면 저렇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그런 눈부신 마이클을 자신과 같은 위치로 끌어내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렇지 않고 올곧게 이겨내는 마이클을 보고 싶어하기도 했을 거고...
그래서 어거스트는 마이클에게 독이 든 잔을 건넸고, 어거스트를 진심으로 연민하고 이해한 마이클은 어거스트와 함께 동반자살을 감행해준다. 교리상 동반자살은 큰 죄악 중 하나이고, 자살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묘지에 묻히지도 못한다. 그래서 어거스트는 자살조차 하지 못하고 두려움에 떨며 그저 누군가가 자신을 죽여주길 바라고 있었고. (이 점이 참 찌질하고 구질구질하지만 그게 좋다) 그렇지만 마이클은 주변 모든 사람에게, 심지어 신에게 버림받는 것까지 감내하며 어거스트와 함께 해준다.
그렇지만 어거스트는 마이클의 포도주에 독을 치사량만큼 넣지 않는다. 어거스트에게 필요했던 건 마이클의 이해지, 마이클의 죽음이 아니니까. 마지막 결심을 하기까지의,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의 등을 살짝 밀어줄, 아주 약간의 도움이 필요했을 뿐. 어거스트 신부는 정말 자신의 고통에 대한 누군가의 온전한 이해를 바랐던 거였던 거다... 그러니 참... 어거스트가 최악의 범죄자지만 마지막 순간에 나타나는 이런 모순적인 마음을 보면 그래도 어거스트의 인간미가 느껴진다... 그리고 그게 라자라스 신부가 말한 '모든 사람의 마음에 깃들어있는 신의 빛'이겠지.
아무튼 그래서 어거스트 루트 정말 역대급으로 힘들었지만 해피엔딩은 참 좋았다. 목사가 된 마이클도 참 잘생겼고(?)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은, 어거스트 루트에서는 마이클이 너무 완벽하게 기존의 종교로 돌아갔단 사실이다. 비해금캐 세 명 같은 경우엔 마이클이 해피 엔딩에서도 완벽하게 신의 품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 당시 시대상/종교적 교리를 생각해보면 동성애는 파문당할만한 대죄고, 마이클은 현재진행형으로 동성을 사랑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비해금캐들 엔딩에서는 마이클이 다시 신을 믿되, 더 이상 기존의 종교로 돌아갈 수 없어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새롭게 종교를 이해해나간다는 점이 좋았다. 그런데 어거스트 루트에서 마이클은 애증을 뛰어넘어 어거스트를 용서하고, 그런 점에서는 연애적인 의미의 사랑보다는 종교적인 사랑이 느껴졌다. 사실 기존의 질서에서 벗어나고 새로운 질서를 찾아내는 게 재밌지, 거기로 금의환향해서 돌아가는 스토리는 좀.. 올드하단 느낌ㅠㅠ 내가 종교색이 강한 스토리를 강한 이유도, 기존에 믿고 있던 세계가 완벽하지 않다는 걸 깨닫고 거기서부터 깨어나오는 작품이 많아서인데. 아무튼 그래서 살짝 아쉬운 부분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어거스트 루트는 마이클의 종교적인 성장 스토리란 느낌이었다.
가브리엘 레비 (Gabriel Levi)
cv. 東城直樹 (미야타 코우키)
「네가 있는 곳이 내가 있을 곳이야, 마이클. 우리는 쌍둥이니까. 그렇지?」
마이클의 쌍둥이 남동생. 4학년. 생김새도 키도 마이클을 쏙 빼닮았다.
성격은 정반대로 장난을 많이 치고, 주의가 산만한 아이. 집중력이 없어서 금방 어디론가 슬렁슬렁 가버린다.
몹시 낙천적이고 긍정적이다. 사건 이후 신을 불신하고 침울해진 마이클을 걱정하며, 긍정적으로 살아가자고 격려하고 있다.
마이클 앞에서는 아주 수다스럽지만 극도로 낯을 가려 수줍은이 많다. 이상한 별명을 잘 짓는다.
마이클의 쌍둥이 남동생 가비~ 내가 이 겜을 산 이유 그 두 번째. 사실 신학교 플레이하기 전에도 BL겜 쪽 기웃대면서 다른 겜들도 구경했었는데 이상하게 한결같이 주인공만 마음에 들고 공략캐들 중에 마음에 드는 애들이 없었다. 신학교도 사실 비주얼만 봤을 땐 공략캐들 중에 가비 제외하고 썩 맘에 드는 친구가 없었어서..ㅋㅋㅋㅋㅋ 공략캐 중 취향캐가 아무도 없을 뻔 했는데 내 취향인 쌍둥이가 있어서 다행이었다ㅋㅋㅋㅋ
가비 루트 스포
가비가 존재하지 않는단 비설은 대충 알고 시작하긴 했는데 솔직히 몰랐어도 1회차 정도만 플레이해보면 당연히 알게 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가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보다는 어쩌다가 마이클이 가비를 보게 되었는지, 왜 세실과 어거스튼 가비를 알고 있는지, 같은 것들이 더 궁금했음.
스토리 진행 자체도 그렇고, 캐릭터적으로도 그렇지만 여러모로 어거스트 루트의 안티테제였다. 어거스트 루트에서는 마이클이 어거스트에게만 과도하게 의존하고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고립되는데, 가비 루트는 마이클이 제일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친구들과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루트이다. 가비가 "있잖아 마이클. 도망치면 도망칠수록 무서워지는 거야. 알고 있지?" 라고 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진실이 무서워 마이클이 계속 현실에서 눈을 돌리고 외면하던 어거스트 루트와는 정반대다. 아무튼 가비 루트는 룸메이트 친구들이랑 합심하는 루트라는 점도 너무 좋았다. 가비 루트 보기 직전에 도롱이 벌레 엔딩을 봐서 너무 마음도 안 좋았어서..ㅠㅠㅠ 잭 내 아픈 손가락... 역시 진엔딩이란 느낌.
마이클이 기억의 오류를 점점 꿈으로 발견해나가는 과정이 너무 마음 아팠다... 플레이어는 대충 눈치채고 있으니 앞으로 일어날 일을 마이클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너무 걱정되고ㅠㅠㅠㅠ 가족과 함께 소풍에 갔던 것도 가비가 아니라 세실이었고, 크리스마스에 집에 간 것도 마이클 혼자였고... 그러다가 결정적으로 친구들과 대화하다가 가비는 저기 있잖아! 하면서 뒤돌아봤는데 가비의 모습이 유리창에 비친 마이클로 변하는 cg가 너무 소름이었다ㅠㅠ 가비와 마이클의 가르마가 반대인 건 마이클이 거울이나 유리에 비친 본인의 상을 보고 가비를 상상했기 때문이었음... 사실 "거울에 비춘 듯 나와 똑 닮은 나의 하나뿐인 남동생. 내 운명." 같은 대사에서 이미 떡밥은 있었던 것...
그리고 가비 루트에서 은근히 어거스트가 계속 눈에 밟힌다ㅋㅋㅋㅋ 직전에 본 본인 루트에서 너무 불쌍했어서... 근데 어거스트는 가비의 존재에 대해 어떻게 알았던 걸까? 게임을 올클했는데도 여전히 모르겠다. 사실 어거스트의 능력에 대해서는 어거스트 본인도 잘 모르고, 떡밥이 전혀 풀리지 않고 그냥 신비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어줍잖게 풀어내려는 것보단 그냥 알 수 없는 기적의 영역으로 남겨둔 게 그냥 스토리상 더 매끄럽고 좋은 것 같긴 하다. 안 그럼 무리하게 만든 설정 tmi 파티 됐을 듯... (모 오토메 게임 쳐다봄...)
가비 배드 엔딩 1
악마의 예언 가비 (悪魔の予言 ガビィ)
<악마의 예언> 엔딩은 모든 캐릭터별로 있는데 가비 루트에만 존재하는 그 미묘한 차이가 너무 마음 아픔...ㅠㅠㅠㅠㅠ 다른 루트에서는 마이클은 자신이 살인한 사실을 전혀 기억하지 못 하고 그냥 해맑게 신문 파는 아저씨한테 인사하는데... 가비 루트에선 가비가 울면서 일어나라고 소리치는 걸 보면 마이클이 자살을 했고 유령이 된 상태다...ㅠㅠ (혹은 주마등처럼 죽기 직전의 상상일지도... 빛길 엔딩) 근데 자기가 죽은지도 모르고 아저씨한테 인사하고... '아저씨가 못 들으셨나보다'하고 넘어가는 게 너무ㅠㅠ 아저씨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마이클을 못 보고 지나칠텐데 마이클이 진실을 깨닫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가비 배드 엔딩 2
달콤한 꿀의 방 (甘い蜜の部屋)
레오니드 배드 엔딩과 마찬가지로, 마이클은 가비를 다시 만나기 위해 자신의 영혼을 어거스트에게 팔아버린다. 그래서 계속 가비의 환상을 보고, 가비가 존재한다고 굳게 믿는다..ㅠㅠㅠ 하지만 그 가비는 진짜 가비가 아니라 어거스트 입김이 들어간 가비니 계속 마이클을 고립시키고 마이클은 주위에서 따돌림을 당한다...ㅠㅠ 신학교 다니는 놈들이 도와주진 못할 망정 괴롭히다니ㅠㅠ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 전 해의 크리스마스와 동일하게, 가족을 보러 집으로 돌아간다. 푹찍 효과음이 들리는 거 보면 아마 모든 게 환상이고 마이클은 불타 없어진 집터에서 자살하는거겠지?ㅠㅠ 원래는 어거스트가 대신 죽여주는 걸까 싶었는데 어거스트는 직접적인 수단을 쓴 적이 없으니 아마도...ㅠㅠ
가비 해피 엔딩
또 하나의 너 (もうひとりの君)
가비 is love... 가비는 말 그대로 사랑이다... 마이클은 주변 사람들에게서 배우고 싶은 면모를 어릴적 상상친구였던 가비에게 주었고, 마이클의 눈에 좋아보이는 모든 것들을 먹고 자란 가비는 마이클의 주변 사람들에 대한 애정, 세상에 대한 애정, 그리고 삶에 대한 애정 그 자체다. 어거스트 및 각종 삿된 망령에게 넘어가려고 하는 마이클을 구해주는 걸 보면 신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라고도 할 수 있을 듯. 그런 의미에서 가비는 말 그대로 사랑이라는 개념이 구체화된 형상이다... 마이클에게 에로스적인 사랑을 느끼게 해주었고, 마이클의 단짝친구이자 가족으로서 스토르게적이고 필리아적인 사랑 또한 나누었고, 마이클에게 무조건적이고 절대적인 아가페적 사랑과 지지를 보내주었다. 에로스이자 스토르게이자 필리아이자 아가페인 가비를 사랑 이외에 뭐라고 부를 수 있을지 8ㅅ8 그래서 이 대사들이 너무 좋았다.
"어째서 난 너를 좋아하게 된 걸까?"
"어쩔 수 없어. 왜냐면 나는, 마이클이 좋아하는 걸 모은 전부니까.
사실은 하고 싶었지만 포기한 모든 것이고, 보고 배우려고 생각한 상대의 좋은 점을 모은 모든 것이야.
싫은 점까지 포함해서, 어린 시절의 마이클의 세계가, "나"이니까."
즉 마이클의 세계는 사랑으로 이루어졌다는 것... 이런 메세지가 너무 따뜻하다...8ㅅ8 라자라스 신부의 "...좋은 사랑을 했군요"라는 마지막 대사가 정말 잘 어울린다.
가비x마이와 마이x가비 루트의 차이점이 재밌었다ㅋㅋㅋ 난 마이x가비를 먼저 봤는데 여기선 마이클이 가비라는 세계에 둘러싸인다는 묘사가 들어갔고 가비x마이는 가비가 마이클 안으로 돌아간다는 묘사가 있어서ㅋㅋㅋㅋ 어찌되었든 마이클이 가비라는 존재와 '하나가 된다'는 은유를 섹스로 표현했다는 점이 어떻게 보면 유치하기도 한데 좋았음ㅋㅋㅋㅋ 그리고 가비가 마이클로 돌아간다고 했을 때 '돌아간다'의 한자가 帰る가 아닌 還る라는 것도 좋았다ㅎㅎ
그리고 그 외에도 마이클과 가비의 공수 관계에 따라 조금씩 텍스트가 다른데, 양쪽 다 너무 좋았고 둘을 같이 보는 게 스토리 이해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어차피 가비x마이든 마이x가비든 자공자수잖아(?) 지옥의 리버시블 발언
마이x가비에서 제일 좋았던 부분은 마이클의 독백 중 이 부분ㅠㅠ 다른 루트의 꾸금씬은 그냥 야한 장면일 뿐이었는데 가비 루트의 꾸금씬은 자꾸 나를 울려ㅠㅠ
"이 체온을 느낄 때마다, 나는 몇 번이고,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살아가자고 생각했다.
내 기억, 소중히 여긴 모든 것. 나를 둘러싼 세계의 상징이다.
ーー내가 사랑하고, 사랑받았다는 증거. 행복의 증거."
가비x마이클 꾸금씬에서는 가비의 입맞춤을 세례라고 표현하는 게 너무 좋았다. 일반적으로 세례라는 의식은 물이라는 매개를 통해 정화 과정을 겪고 기독교인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공수 관계 없이 가비와의 씬에서 계속 가비에게서 물거품이 일어난다는 묘사도 아마 그 맥락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마이x가비 씬 중에서 가비가 "녹아서 섞이면 새로운 네가 돼. 루시펠의 예언을 받은 네가 아닌, 다른 네가 되는 거야."라고 한 것처럼 가비와의 입맞춤이라는 세례를 통해 마이클은 새로운 마이클로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엔딩 마지막 장면은.......
세상에 어떻게 이런 엔딩이...
가브리엘 만나러 갈 때 나도 마이클이랑 같이 설마설마설마 하면서 스토리를 봤다... 기적처럼 모든 기억을 가진 가비가 나오지 않을까, 마이클과 마주치고 환하게 웃으면서 인사해주지 않을까, 같은 기대를 하면서... 그리고 가브리엘 모습이 나왔을 때 안도와 실망과 서러움과 그 모든게 섞여서 그냥 흐아아아앙 하고 울어버림... 엉엉 울었다 진짜... 이거 해피엔딩인데도...ㅜㅜㅜ
가브리엘은 가비랑 정반대라는 사실도 너무 룽하다.. 마이클에게 가비는 자신의 유년기이기도 하니까 자신이 보호해줘야 하는 천진난만한 동생인데, 가브리엘은 키도 마이클보다 크고 월반해서 이미 대학까지 다니고 있고 초면에 울음을 터트리는 마이클을 위로해주는 형같은 동생이다 8ㅅ8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브리엘은 가비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란 생각이 든다...ㅠㅠㅠㅠ 가비가 "잊지 마. 난 항상 네 곁에 있어"라고 했던 것에 이어서 가브리엘이 "괜찮아, 난 여기에 있어"라고 하는 것도 내 눈물샘 버튼임.. 그리고 제목이 <또 하나의 너>라는 것도...ㅠㅠㅠ 가브리엘과의 만남은 마이클이 정말 진정한 의미로 가비와 안녕을 고하게 된 순간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가브리엘이라는 사람 자체가 가비가 마이클을 위해 보내준 선물이란 느낌이 든다... 정말... 마이클처럼 너무 기쁜 동시에 너무 슬퍼서 마음이 찢어질 것 같다... ㅠㅠㅠㅠㅠㅠㅠ
과학적인 근거는 없지만 눈물을 흘릴 때 처음 오른쪽눈에서 눈물이 나오면 기쁨의 눈물이고 왼눈에서 눈물이 먼저 나오면 슬픔의 눈물이라는 말이 있는데, 가브리엘을 만났을 때 마이클이 오른쪽 눈에서만 눈물이 나온다... 마이클은 슬픔이 눈에서 흘러내렸다고 하지만, 그래도 오른쪽 눈이었으니까. 가비를 다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꺾였음에도 불구하고 "너와 만나서 기뻐 '가브리엘'"이라고 말한 걸 보면 그래도 새로운 가족을 만난 기쁨이 더 크지 않았나... 하고 생각해본다ㅠㅠ
어거스트 루트가 마이클의 종교적인/영적인 성장을 보여주는 스토리라면 가비 루트는 인간으로서의 성장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특히 가비는 마이클의 유년기를 상징하니까, 가비와의 작별은 어릴적 만들었던 상상친구로부터의 졸업이기도 하다. 가비가 마이클에게 항상 '친구를 만들어라'라고 했던 것도 같은 맥락으로, 가비가 없어도 마이클이 행복할 수 있게 만드는 과정이다. 그렇게 가비는 항상 마이클 안에 존재하니까, '가비'라는 사람이 없어도 마이클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나는 언제든지 마이클 곁에 있어. 누구와 이별하게 된다고 해도, 나만은 너와 헤어지지 않아"라는 가비의 말처럼...
기타 잡설
몰랐는데 찾아보니 부제목인 Noli me tangere가 성경구절이었다. 뜻은 '나에게 손대지 말라'(Do not touch me). 예수가 부활한 후 마리아 막달레나가 예수에게 손을 뻗자 예수가 한 말이라고. 마찬가지로 예수의 부활을 목격하고 상처에 손을 대려던 도마(Thomas를 한국어 성경에서 도마라고 하는 거 맞지?)에게 '보지 않고도 믿는 자들에게 복이 있을 것'이라 말한 것처럼, 아마 믿음의 증거가 없어도 믿는 것만이 답이라는 뜻인 듯. '믿지 않는 자보다 믿는 자가 되어라'라는 라자라스 신부의 말과 공명하는 구절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것이 마이클이 가졌던 '신은 전지하고 전능한데 왜 우리를 돕지 않는가?'라는 구절에 대한 대답일 것이고. 결국 신이 어떠한 존재인지에 관계 없이, 본인의 삶을 살아가는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다.
밀튼의 <실낙원>에서 천사 미카엘은 에덴을 떠나는 아담과 이브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러면 그대 이 낙원을 떠나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니, 한층 행복한 낙원을 그대 마음 속에 갖게 되리라." (Book XII 585-587) 아담과 이브는 에덴 밖으로 쫓겨나게 되었지만, 낙원 밖에서도 7가지 교리(순종, 믿음, 덕, 인내, 절제, 사랑, 자비)에 따라 산다면 자신 내면의 낙원을 만들고 보람 있는 삶을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구절이다. 즉, 낙원은 공간일 뿐만 아니라 마음가짐이 될 수 있다는 뜻.
가족이라는 낙원이자 울타리가 있었기에 마이클은 한 점의 의심도 없이 종교적인 믿음을 가질 수 있었고, 순진하고 순수하게 자라왔다. 그러나 마이클은 뜻 밖의 사건으로 가족을 모두 잃고, 낙원에서 내쳐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루트든 해피 엔딩에서 마이클은 라자라스 신부의 말처럼 '믿지 않는 자보다 믿는 자'가 되어 자기만의 낙원을 만든 게 아닐까...
호러/시리어스와 일상/개그가 적절하게 섞여있어서 강약이 아주 딱 맞는 게임이었다. 정말 분량은 길지만 지루할 틈이 없음! 보통 갈등이나 스토리 진행을 위해 주인공을 눈치 없는 캐릭터 만들어 버리는 경우도 많은데 마이클은 나랑 비슷한 속도로 모든 것을 착착 맞춰나가고 있어서 정말 지루할 틈 없이 재밌게 플레이했다.
1~3회차 스토리가 겹치는 게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다. 보통 내가 플레이했던 오토메겜에서는 해금캐를 제외하면 주로 공략캐별로 중요 비설의 일부분을 조금씩 알게 되다가 해금캐 혹은 주인공 루트/진엔딩에서 모든 진상이 풀리는 형식이었는데... 신학교는 범인이 비해금캐 루트에서도 전부 밝혀진다는 점에선 좀 달랐다. 각각의 루트가 모두 각 스토리만의 완결성이 있고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건 장점 같지만. 그래서 해금캐나 진히어로에게만 재밌는 스토리가 몰빵되는 문제는 없는 것 같다. 다만 안 그래도 긴 스토리인데 더 길어졌을 뿐더러 반복적이기까지 하다는 점은 좀 아쉽다.
목사/신부 호칭이 왔다갔다 하긴 하는데 원래 신부는 Father의 번역어고 직업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고 한다. '영적인 아버지'를 가리키는 호칭이지 직업이 아니라고. 그래서 일본에서는 목사와 신부라는 호칭을 가톨릭/개신교에 상관 없이 섞어쓴다는 것 같다. (참고로 배경이 되는 성 요한 신학교는 성공회일테니 개신교 계열이지만, 성공회는 다른 개신교 계열에 비해 가톨릭 테이스트가 많이 남아있다) 게임 하면서 다들 신경 쓰여하는 지점 같던데 나도 궁금해서 찾아봄..ㅋㅋㅋㅋㅋ
최종적으로 가비가 최애인 것 같다ㅋㅋㅋㅋ 가비 해피 엔딩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음... 4회차 할 때까지만 해도 닐이 최애였는데 최종해금 캐릭터의 임팩트는 이기지 못 했다...ㅋㅋㅋㅋ 그렇지만 게임 하고나서 마음에 안 드는 공략캐 하나도 없이 모두 다 마음에 든다^^ 다들 매력적인 캐릭터였음.
아무튼 <신학교>가 처음으로 해본 BL게임이었는데 너무 재밌었다. 19금 BL이 괜찮은 사람이라면 다들 꼭 플레이해줬으면 하는 게임.일본어긴 하지만 PC게임이니까 번역기도 돌아가서 괜찮을...걸?ㅠㅠㅋㅋㅋㅋ 언제 시간 나면 또 다른 BL겜두 해보려구 한다... 지금 눈독 들이고 있는 건 하시히메인데 이것두 언젠가 시간이 난다면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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