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호텔 Re:newal 올클 후기

GAMES/기타 게임

2023. 8. 27.

옛날 옛적... 2018년에 트친분 권유로 플레이했었던 모바일 추리 게임 誰ソ彼ホテル(타소카레 호텔)의 리뉴얼 버전+한국어 번역판 황혼 호텔 Re:newal. 오랜만에 추억을 더듬으며 즐겁게 플레이했다^_^ 화요일날 시작했는데 일요일에 끝냈으니 정말 6일만에 올클해버렸네..ㅋ

  

리뉴얼판 OP 뮤비. 노래는 그닥 취향 아니지만 영상이 예쁘다...

 
 

줄거리

"어서 오세요, 인생 '최후'의 수수께끼 풀이에."
밤도 낮도 없이, 하루종일 황혼에 물들어 있는 『황혼 호텔』.
그곳은 저승으로 가야하는지, 이승으로 돌아가야 하는지 행선지를 모르는 영혼들의 휴식처로서 존재한다.
 
자신이 왜 생사를 방황하고 있는 상태인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주인공 츠카하라 네코는 지배인의 재량으로 호텔 종업원으로 일하게 된다.
 
머리가 불타고 있는 지배인, 꽃미남 선배 아토리 하루토, 호텔의 양심, 주방 담당 루리, 바를 운영하는 이상한 뿔을 가진 메노우......
개성 넘치는 직원들과 함께 맞이하는 것은 네코와 마찬가지로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손님.
파친코 구슬 머리부터 가면을 쓴 커플, 팬지 머리 등, 신기하고 사연 많은 고객님들의 기억을 떠올리기 위해 도와주는 네코.
 
하지만, 어느 사건을 계기로 어떠한 야망을 품게 된다...
 
네코는 생사의 갈림길인 황혼 호텔에서 무사히 현세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근데 사실 나는 재밌게 플레이하긴 했지만.. 시작 전에 주의가 필요한 게임이다. 등급 자체는 12세 이용가지만, 살인, 자살, 자해, 성범죄, 고어 등 각종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소재는 죄다 나온다. (이용가 등급이 낮다보니 엄청 잔인한 이미지나 묘사가 나오진 않지만 소재 자체가 좀...) 스토리도 좀 모럴이 없는 편이라 유명세를 타면 트위터에서 하루가 멀다시피 조리돌림 당할 겜이다... 나는 나름대로 빻음 역치가 높은 편이라 재밌게 플레이했고, 주위에도 추천했지만 (내 트친들은 강인한 오토메겜 플레이어들이니까) 알고 플레이하는 것과 모르고 플레이하다가 마주치는 건 다를 것 같다ㅜㅜ 이런 소재 못 보는 사람이면 비추.... 
 


 

츠카하라 네코(塚原音子)

cv. 모모카와 리카
본작의 주인공.
이승과 저승 사이의 황혼 호텔에서 일하게 된 여고생.

항상 의욕이 없어 보이지만, 활동적인 소녀다.

 
4차원인 우리의 주인공. 티키타카의 장인이라 누구랑 붙여둬도 케미가 폭발한다. 아토네코도 오오네코도 루리네코도...ㅋㅋㅋㅋㅋ 진짜 특이한 캐릭터인 것 같다. 나는 이렇게 여고생 몸에 들어간 아저씨 같은 4차원 캐릭터를 네코 말고 본 적이 없음ㅠㅠㅋㅋㅋ 네코는 지배인한테 아저씨라고 하지만 네코도 진짜 만만치 않음....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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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원인 것도 4차원인 건데 모럴도 없다. 그게 네코만의 유니크함이긴 하지만ㅠㅠㅋㅋ 어쨌든 기본적으로는 일반적인 상식을 갖고 살긴 하지만 일반 상식보다는 자기 바운더리 내에 있는 사람을 많이 아끼는 것 같다. 자기가 정을 붙인 사람을 위해서는 세간의 상식이든 뭐든 크게 신경을 안 쓰는 듯. 아토리 선배를 구하기 위해서 애쓰는 것도, 원래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것이 마땅하기 때문에, 라기 보다는 자신의 친구/동료가 위험에 빠졌기 때문일 듯.

 

그런 면에서 보면 네코는 안티 히어로스러운 캐릭터다ㅋㅋㅋㅋ 일반 상식과 좀 동떨어져있는 캐릭터이기도 하고, 플래그 회수에 따라서 선악의 경계를 완전히 뛰어넘어버리기도 하고. 오오소토와의 어나더 엔딩에서 결국 오오소토에게 정을 붙여버려서 아토리를 구할 겸 외톨이인 오오소토의 친구도 되어주는 것도 그런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오오소토는 친구라고 생각 안 하겠지만ㅋ) 네코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연쇄 살인마가 된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바운더리 내에 들어온 사람을 둘이나 구해줄 수 있는 나름대로의 명안이었겠지... 

 

네코와 관련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메인 스토리 중 가장 좋아한 에피소드는 카네코노의 에피소드였다. 카네코노가 부르는 곡이자 타소호테의 테마곡이기도 한 '명정'을 내가 너무 좋아하는 것도 있고... 그 전의 에피소드 주인공들은 그렇게 슬픈 사연이 있지 않았는데 갑자기 카네코노의 사연이 내 눈물샘을 자극해서...ㅠㅠ 유리아가 울먹거리면서 라디오 방송을 한다든지, 카네코노가 웃는 얼굴로 호텔을 떠나는 모습에서 정말 훌쩍훌쩍 울었다ㅠㅠ

 

 

아토리 하루토(阿鳥遥斗)

cv. 사카이 코우다이
황혼 호텔의 종업원이자 츠카하라 네코의 선배.
외모는 화려하지만, 일은 성실하게 한다.

 
내 황혼 호텔 최애픽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아토리 빠이센. 너무 좋다... 사실 예전에 플레이했을 때도 제일 마음에 들긴 했지만 이렇게까진 아니었는데... 번외편 일러스트에서 술 마시고 마작하는 모습을 보고 그의 남자력(?)을 느껴버렸다... 그냥 성실하고 착하고 다정한 남자인 줄 알았는데... 이 사람은 '남자'구나.... (남자와 '남자'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뭔씹) 양아치 같이 생긴 얼굴로 엄청나게 진지하고 성실한데 그런 것치곤 의외로 또 술이랑 마작도 좋아하는 게 너무 갭모에의 갭모에 캐릭터.

 

스포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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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리도 네코만큼 플래그의 화신이라 케미 좋은 인물들이 많은데ㅋㅋㅋㅋ 왕자님 같이 생겼지만 아무리 봐도 공주님 역할이다... 오오소토라는 악당에게 노려지고 네코한테 구출되는 비련의 공주님... 러브라인이라고 단정하기엔 좀 어폐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근데 후일담 보면 그냥 러브라인 맞는 것 같음) 네코와 오오소토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의 중심이되 주역은 아니라는 점에서 정말 딱 히로인 역할이다ㅋㅋㅋㅋ 

 

우리 빠이센 눈에서 꿀 뚝뚝 떨어지는 것 좀 보세요...

아무튼 저는 강경 아토네코파가 되었습니다. 5장에서 아토리가 네코에게 웃으면서 고맙다고 하는 일러에서부터 아토네코에 꽂혀버렸다. 내가 2차로 커플링을 파는 경우는 진짜 드문데 그냥 넘기기에는 네코를 바라보는 아토리 빠이센 눈에서 너무 꿀이 떨어졌음... 저게 어떻게 그냥 평범한 후배를 바라보는 눈이야ㅠㅠ 게다가 코스튬 설명 같은 사소한 텍스트에서도 아토리가 네코를 너무 귀여워하는 게 보이는데다가, 후일담에서 네코 멱살을 잡았을 때도 너무 키스각인 각도였다....... 추가 스토리에서는 네코도 이제 성인인데 아토네코 괜찮지 않을까? 아토리는 먼저 못 할 것 같으니 네코가 먼저 고백(짝)해라(짝)! 그치만 아토리 입장에서 잃어버렸던 자기 꿈을 다시 되찾아주고, 지옥 구렁텅이에서부터 자기를 구해준 여자애를 어떻게 안 좋아할 수 있겠어...  
 
아토리라는 캐릭터의 키워드는 '포기'라고 생각한다. 아토리는 색소폰 연주자가 되고 싶었지만 결국 좌절했고, 결국 아예 색소폰 쪽에는 눈길도 안 주는 채로 3년을 살았다. 마치 눈을 감은 것처럼, 스스로의 마음을 모른 척하고 정을 뗐다. 추가 스토리 <돌이키지 않는 청년>(사실 원제가 顧みない青年이니 <뒤돌아보지 않는 청년>이 더 맞는 번역이라고 생각한다...)에서 아토리가 처음 황혼 호텔에 도착했을 때, 눈이 가려져있고 스스로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것도 같은 이유라고 생각한다. 자기 일에 대해서만 눈을 감고 외면하고 있기 때문에.
 
색소폰으로 인한 좌절이 워낙 컸던 탓인지 본인 삶에 대한 미련도 별로 없다. 오오소토를 실수로 쏴죽였을 때 당황하긴 하지만, 그건 죽기 싫다는 것보단 지옥에 가는 게 싫었던 것 같고. 마찬가지로 <돌이키지 않는 청년>에서 아토리는 달리는 전철을 바라보며 '어디로 가는거지...? 아무것도 없는데'라며 자신의 삶을 자조한다. 종착지가 없는데도 그저 철로가 깔려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달리는 기차처럼, 색소폰을 관둔 이후로는 목적 없이 죽지 못해 살아가는 삶을 살았던 것 같기도...

 

그리고 어쩐지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해탈한 모습이다. 나의 뇌피셜 주장이지만, 아토리 주변에 딱히 가까운 사람이 없는 것 같다. 황혼 호텔에 도착한 뒤 혼자 있을 때 가족사진을 발견해서 자신의 이름을 되찾기는 했지만, 그 이후로는 단 한번도 가족이나 (오오소토 부부 외) 주변인에 대한 언급도 없다. (이런 게 어쩐지 몰래 혼자서 이름을 알아내온 번외편의 히사네 같아보이기도 함...) <돌이키지 않는 청년>에서의 묘사를 보면 아토리의 방은 레코드와 판다 인형 빼곤 아무것도 없는, 물건도 적고 조용한 방인데, 이런 게 아토리의 일상 같아보이기도 한다. 꿈도 좌절당하고, 친한 사람 없이 기계적으로 일에만 몰두하는 삶... 이런 걸 보면 루리나 네코를 살뜰하게 챙겨주는 아토리의 어른스러움은 본인의 경험에서 나오는 걸까 싶기도 하다... 특히 너희에겐 무한한 가능성이 남아있으니 오래오래 살으라고 하는 모습이 마치 자신에겐 더 이상의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살 이유가 없다고 체념한 것 같아보이기도ㅠ 

 

연애적으로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연애를 하고 싶어하는 것보단 그냥 막연하게 자길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줄 사랑을 동경하는 느낌인데 그것도 잘 되지 않는 듯하다. <돌이키지 않는 청년>에서 자신의 방에 나타난 판다 인형을 보고 그건 본인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아마 이건 客寄せパンダ(손님을 부르는 판다?)에 대한 은유일 것 같다. (판다를 보기 위해 동물원에 오는 사람이 많아서 생긴 말로, 실속은 없으나 인기몰이만 하는 대상에게 자주 쓰이는, 칭찬보다는 비하에 가까운 말이라고 한다) 자신의 외모가 아닌 진정한 자신에게 관심 있어하는 사람을 찾는다는 느낌이랄까ㅋㅋㅋ 아마 데이트한 여자들도 이거에서 위화감을 느끼고 차버린 게 아닐까 싶고ㅋㅋㅋㅋㅋㅋ 애인한테서 선물은 안 받는다고 하는 것도 자기가 원하는 상대를 만날 수 있을 거란 희망을 포기한 것 같음..ㅋㅋㅋㅠㅠㅠ

 

그리고 그렇게 눈을 감은 상태로 많은 것들을 포기하며 사는 아토리의 눈을 뜨게 해준 게 네코다. 5장에서 네코 덕에 3년만에 색소폰을 잡은 아토리는 '네 덕분에 정신이 들었어.'(君のおかげで目が覚めた)라고 하고 특별 스토리에서도 아토리는 네코 덕에 악몽에서 깨어나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언제나 좀 깊게 파고들지 않는 편인 아토리도 네코의 멱살을 잡고 처음으로 끈질기게 답을 요구한다. 얘네가 이러는데 제가 어떻게 아토네코를 안 파겠느냔 말예요.
 
게다가 아토네코는 내가 원래도 좋아하는 천방지축 4차원 여캐 x 그로 인해 고통받는 성실한 상식인 남캐 조합이라서 걍 너무 내 입맛 그 자체다... 추가 스토리에서 봐도 아토리 원래 다른 사람(특히 여자)한테는 엄청 칼 같고 단호한데 네코한테는 그러지 못 하는 게 너무 좋다... 나중에 아토리가 네코를 나무라면서도 네코의 기행에 끌려다닐 생각하면 너무 행복함............ 추가 스토리에서도 아토리가 '어차피 방에 여자가 오는 것도 아니고...' 했는데 몇 문장 뒤에 네코가 바로 도청기탐지기 들고 아토리네 집 간다고 한게 너무 흐뭇... ^___^ 

 

 

오오소토 마사키(大外聖生)

cv. 시라이 유스케
황혼 호텔의 투숙객.
지적이면서 부드러운 청년.

 
18년도에 플레이했을 땐 시라이 유스케라는 성우를 몰랐어서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몇 년 뒤에 버펠 하다가 그때 봤던 오오소토 마사키라는 캐릭터랑 스캐어크로우가 동일 성우라는 사실을 알았다... 여러모로 크로쨩과 동일한 성우라는 게 믿기지 않는 캐릭터..ㅋㅋㅋㅋ 최근에 버펠2 플레이하다가 타소호테 플레이했더니 또 다시 적응이 안 된다ㅋㅋㅋㅋ 시라이 유스케 진짜 연기 폭 넓은 성우인 듯...ㅋㅋㅋㅋㅋ 

 

스포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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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분리수거도 안 되는 쓰레기. 최악최저의 하남자. 이 게임의 논란 소재 99.9%를 담당하고 있는 장본인. 

(스포일러 가림막 없이 말할 수 있는 것이 성우 얘기 밖에 없었다ㅋ)

 

12세 연령가라서 잔인한 묘사가 자세히 나오지는 않지만, 자세하게 나오지 않아도 충분히 끔찍하다. 예전에 플레이했을 때도 자세한 스토리는 다 까먹었지만 오오소토를 통한 배드 엔딩은 너무 충격적이어서 기억을 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제일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건 오오소토가 아토리의 수술을 시도하기 전 네코를 실험체로 수술을 해보는 '다루마' 엔딩. 특히 그 피투성이 비밀의 방이 너무나 역겨워서  기억에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100% 미워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예뻐할 수도 없는 놈이지만) 처음 등장했을 때는 머리가 팬지꽃 모양인데, 팬지의 꽃말은 '나를 생각해주세요'다... 나를 사랑해주세요도 아니고 나를 생각해주세요..... 대체 얼마나 부모님의 관심이 고팠던건지.... 게다가 스토리를 밀다가 오오소토를 뜻하는 '평범한 아이'와 아토리를 뜻하는 '특별한 사람' 에피소드명이 나란히 있는 걸 보면 정말 너무 안쓰러움...ㅠㅠ 사실 나이도 성인이고, 그쯤 되면 그냥 '그냥 이제 부모님 실망시키면서 살아야지~ㅎㅎ' 하고 자기만의 길을 갈만도 한데, 오오소토는 아직까지도 부모님을 너무나 사랑하고 존경하면서도 열등감을 느끼고 미워하는... 부모님이 온 세상인줄 아는 어린아이의 사고방식을 벗어나지 못한 인간이다; 사실 여기까지만 했으면 그냥 '에구구 그래서 살인자가 되었구나~ㅠㅠ 불쌍하다' 할 수도 있었는데... 스트레스 받는다고 여자 성폭행하고 살해하는 남자는 너무나 현실에 있을 법해서 너무x999 징그러움;


그리고 아무래도 황혼 호텔의 메인 캐릭터 삼인방이 네코-아토리-오오소토이기 때문에 오오소토 챕터에서 셋의 관계를 나타내는 은유나 복선이 많이 나오기도 했다. 3챕의 오오소토 방에서 고양이(네코)-닭(토리)-늑대(오오카미)의 스테인드클라스 이미지가 나오는건 아무리 봐도 네코-아토리-오오소토 3명에 대한 떡밥... 오오소토가 늑대(혹은 개)로 비유되는 건 오오소토가 포식자라는 뜻일 것이다. 나는 스테인드글라스 속 그림이 늑대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입수 가능한 아이템은 '개의 문장'이라서 개라고 생각할 수도..? 그게 오오소토가 개인 척 발톱을 숨기고 사는 늑대라는 걸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게다가 誰ソ彼/黄昏의 번역을 '개와 늑대의 시간'으로 하면서 더 재밌어진 비유라고 생각한다! 개와 늑대의 시간(L'heure entre chien et loup)은 개와 늑대가 구분하기 어려워지는 황혼녘이라는 뜻이니까, 오오소토의 정체를 파악하기 어려워진 황혼 호텔에 대한 이야기 같기도 하다. 그리고 아토리가 새인 건 오오소토에게 희생당하는 피식자라는 뜻일 것이다. (특히 오오소토가 아토리를 살려둔 채로 식인을 하려고 했던 걸 생각하면..) 게다가 아토리의 이름에 새(토리)가 들어가는데 오오소토가 처음 죽인 생물이 집에서 키우던 새인 피짱인 것도 우연이 아닐 것 같다. 반면에 네코가 고양이인 건 새와 마찬가지로 인간과 함께 섞여 사는 반려동물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늑대와 마찬가지로 육식동물이라서..일까? 오오소토와 네코가 근본적으로 비슷한 인간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어나더 엔딩으로 갈 수도 있다는 걸 생각하면.. 

 

사실 그리고 네코와의 티키타카가 너무 좋다ㅋㅋㅋㅋ 난 강경 아토네코파이지만(?) 오오소토와 네코의 조합도 꽤나 맛있다. 둘 사이에 러브러브 텐션 같은 건 진심 1도 없는 게 너무 웃김ㅋㅋㅋㅋㅋㅋㅋ 좋게 봐줘야 선생님과 제자, 악당과 조수, 친구(?) 정도일까..ㅋㅋㅋㅋㅋ 둘이 어쩌다가 모텔에서 같이 잤는데 네코는 침흘리며 자고 있고 오오소토는 그런 네코 보고 질겁하고 있는 일러가 너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걸 보면 정말로 두 사람이 운명의 상대가 맞는 것 같다... 


게다가 오오소토 본인이 말하길, 네코와 오오소토의 관계는 셜록 홈즈와 모리아티와 닮아있다. 네코는 오오소토의 계획을 간파하고, 오오소토는 그런 네코를 갖고 놀려고 하는 대립 관계. 근데 정작 오오소토는 셜록 홈즈의 트레이드마크인 체크무늬 양복을 입고 황혼 호텔에 도착했다... 탐정 소설을 좋아하고 어릴 적에는 탐정이 되고 싶어했으면서, 본인은 그 반대인 모리아티 포지션을 자처해버렸다. 그건 네코가 오오소토의 유일한 천적이자 이해자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오오소토가 '될 수도 있었던' 탐정에서 너무나 머나먼 길을 와버렸다는 뜻 같아서... 여러모로 징그러우면서도 안쓰러우면서도 패주고 싶은 캐릭터...

 

 

루리(ルリ)

cv. 나가노 유키
황혼 호텔의 종업원.
주로 요리사로 일하고 있다. 항상 화가 나있다.
츠카하라 네코에게 엄하다.

 
게임의 귀여움 담당하는 츤데레 소녀. 루리가 등장하는 장면을 보고 있자면 네코와 함께 키모오타쿠 웃음을 짓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스마트폰 화면에 언뜻 비쳐보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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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본편 스토리에서는 루리의 뒷사정이 거의 밝혀지지 않는데, 외전 스토리 보고 눈물을 줄줄 흘렸다ㅠ 루리를 그냥 평범한 츤데레 소녀라고 생각했는데, 외전 스토리에서는 너무 기운 없고 우울한 소녀로 나와서ㅠㅠㅠ 어머니에게도 버림받고 친구도 없으니 이승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으면서도, 오랫동안 의식을 되찾지 못하면 아버지에게 금전적으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냥 죽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이 소녀, 고작 만 14살이다...ㅠㅠㅠ 이 장면에서 정말 지배인이랑 같이 눈물 줄줄 흘림...ㅠㅠ 동생들을 언제나 살뜰히 챙기는 아토리가 루리에게도 살아갈 희망을 불어넣어줘서 얼마나 다행인지ㅠㅠ 차라리 항상 그렇게 화가 나있는 모습이 좋아ㅠ 루리야 앞으로는 이승에서도 행복하자...

 

 

지배인(支配人)

cv. 야마모토 카네히라
덩치가 큰 황혼 호텔의 지배인.
어린아이 같은 성격으로, 일도 자주 빼먹는다.

 
사실 리뉴얼판을 시작하자마자 지배인 스탠딩 일러 보고 '왕가슴...........'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너무 커서 화들짝 놀랐음.... 무인판보다 더 커진 줄 알았는데 무인판 이미지 찾아보니 그건 아니더라...ㅠㅠㅋ 움직이니까 더 커보인걸까...

 

여담으로 가끔 스토리를 보다보면 불타는 머리가 아니라 잘 익은 배추김치 머리로 보일 때가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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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빻은 소리를 하는 개그캐 아저씨 같아보이지만 의외로(?) 따뜻한 마음의 인외다... 인외다보니 인간인 네코의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도 하지만, 나름대로 그들만의 규율에 묶여있는 듯. 자기에게 가능한 범위 내에서는 본인의 주관을 갖고 (본인이 예뻐하는) 인간들에게 잘 해주곤 한다.

 

벽면에 덩굴이 자라서 본편의 호텔보다 훨씬 낡아보인다

메인 스토리 올클 후에 잠시 나오는 이 영상은 속편 떡밥인가 싶다. 처음에는 SEEC에서 낸 다른 게임 캐릭터가 크로스오버된 건 줄 알고 검색해보았는데 다들 후기에서 ????? 하고 있어서 그건 아닌 것 같음. 개인적으론 아마 추가 스토리에서 나온 '시간 되돌리기를 남용하다가 추방된 선대 지배인'이 아닐까 싶은데... 호텔이 더 낡아보이긴 하지만 이건 종업원이 없어서 관리가 안 됐기 때문일 수도 있지 않을까!? 우리의 지배인이 잘린 이후의 이야기라고 하면 너무 슬프잖아ㅠㅠ 아무튼 영상에서 나온 그 분홍머리 친구는 절대로 모브일 수 없는 캐디였다...ㅋㅋㅋㅋㅋ

 

사실 메인 스토리는 네코-아토리-오오소토 3명의 이야기만 주로 나오다보니, 인외 캐릭터들의 정체에 대해서는 자세히 나온 바가 없다. 그나마 밝혀진 건 키리코 정도. 메노우와 지배인은 어떤 존재인지 정확히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보니 만약 그 영상이 속편 떡밥이라면, 이들의 정체에 대해서도 속편에서 더 자세히 나오지 않을까? 특히 지배인은 바람 같은 존재에게 '아버지'라고 부르면서 의문에 대한 답을 얻는데, 그 사람이 바로 영상 속 그 캐릭터일까? 그 둘의 관계는 대체 뭘까? 현재로서는 의문뿐이다... SEEC의 속편 소식을 기다릴 수 밖에...

 

 

메노우(瑪瑙)

cv. 사사모토 나츠에
황혼 호텔에 병설되어 있는 바의 주인.
항상 미소를 짓고 있지만, 화를 내면 무섭다고 한다.

 

버미본의 나데시코에 이어 메노우도 이 짤로 모든 걸 설명하게 되는데...

너무나 아름다우십니다 메노우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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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도 뿔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당연히 인외. 인외라고만 나왔지만 염소 뿔과 역오망성 마크를 보면 이쪽도 악마와 비슷한 무언가겠지? 비록 일돕기 미니 스크립트에서 졸고 있는 지배인을 주먹으로 깨우는 무시무시한 여성이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상냥한 사람이라서 네코를 도와줄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지배인은 그나마 인간을 항상 가엾게 여기고 한 사람이 떠날 때마다 서운해하는 편이지만 메노우는 인간이 떠나든 말든 지옥으로 잡혀가든 말든 크게 상관 없어보인다. 그렇지만 그런 메노우가 (그리고 키리코도) 사람들과 오래 부대끼게 되면서 아끼는 인간이 생기고, 그 인간이 행복하게 지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게 좋았다. 원래 인간을 개미 같은 걸로 보았는데 오랜 시간 개미떼한테 밥을 주다보니 구별 가능한, 조금 더 아끼는 개미가 생긴 그런 느낌이려나... 

 

 

키리코(切子)

cv. 나루미 타카시
바의 단골 손님.
항상 망원경으로 창 밖을 바라보고 있다.성별은 수컷.

 
메인 스토리 볼 때는 징그럽게 생겨서 별로 안 좋아하는 캐릭터였는데... 스토리는 다 보고 직원 레벨만 열심히 올리고 있는 요즘에는 이렇게 예뻐보이는 캐릭터가 없다. 청소하고 있으면 언제나 보내주시는 피버 선물 정말 감사합니다 키리코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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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스토리에서는 아무래도 별로 안 좋아하게 되는 인물이지만 (네코를 속여서 지옥으로 보내버릴 생각이었으니까) 추가 스토리를 보면 좀 더 이해가 가긴 한다. 지옥에서 쫓겨났지만 아직도 고향이 너무 그리워하고 이따금 열리는 지옥의 문을 통해서 고향의 모습을 엿보고 싶어하는 캐릭터. 물론 그 그리운 풍경이 인간이 능욕당하고 고문당하는 모습이긴 하지만. 메노우상이랑 마찬가지로 인외라는 걸 고려하면 아예 이해 안 가는 캐릭터는 아니긴 하다.

 

근데 그것보다 더 미스테리한 건... 어쩌다가 이 스토리 작가는 안경원숭이를 지옥의 사자이자 악마로 설정하고 싶어진 걸까?...

 


 
이번에 리뉴얼 버전을 새로 플레이하면서 예전에 플레이했던 무인판과 비교해보니, 확실히 이것저것 많이 바뀌면서 편의성도 좋아졌다. 청소할 때 예전에는 하나하나 클릭해줘야 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스와이프로도 청소가 가능하고, 탐색 시 아이템 합치기도 메뉴가 아예 따로 생겨서 편하다. (이전에 너무 헷갈렸다..) 그 외에도 라이브 투디화 된 것도 귀엽고, 스토리나 보이스, 수집 요소가 추가된 것도 만족스럽다. 근데 기왕 할 거 스토리 전체 풀보이스로 해주지...(?) 
 
그리고 무엇보다 무인판에선 티켓으로 스토리를 열면 스토리 열람이 일회성이었던 것 같은데, 이제 영구 열람으로 바뀌었다. 진짜 제일 좋은 업데이트다!!!! 이전에는 스토리를 다시 보려면 다 다시 구매해야 하는 싸가지 없는 시스템이었는데ㅋㅋㅋ 그 탓에 스토리 재탕할 엄두도 못 냈는데 이제는 할 수 있다! 물론 그럼에도 티켓의 제약 없이 한 방에 스토리 다 보려면 한 10만원 쯤 질러야 함.. ㅋ 근데 개인적으로 이 정도는 그냥 콘솔 게임 하나 산다고 생각하면 무난한 가격이라고 생각하긴 한다. 그렇지만 인앱 과금 안 해도 되는 콘솔로도 내주면 좋겠다....
 
번역도 많이 노력한 게 보인다. 애초에 誰ソ彼와 黄昏 말장난 같은 건 한국어로 번역하기 어려울 거고. 그걸 개늑시(개와 늑대의 시간)라고 번역해서 빵터지긴 했지만 그래도 정말 힘낸 번역이었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황혼 호텔 무인판에 비해서는 정말 선녀다. 무인판의 한국어판은 (적어도 내가 다운 받아봤던 극초반에는) 아예 수수께끼 푸는데 어려움이 있을 정도로 번역이 엉망진창이었음... 파파고 돌린 것만도 못한 느낌이어서 기대하고 다운받아 봤다가 바로 접었었다. 근데 리뉴얼 버전은 그 정도는 아니고, 네코의 말장난이 묻힌다든지 오타/오역이 살짝 있다든지, 조금 아쉬운 정도니까. 

근데 대체 왜 기기 간 데이터 연동이 안 되는 걸까....... 2023년에......... 심지어 안드로이드 ↔ iOS도 아니고 iOS 기기끼리도 연동이 안 된다.. 정확히는 데이터 이전은 가능한데 왔다갔다 하면서 플레이하는 게 불가하다. 나는 집에서는 아이패드로 플레이하고 회사에서는 핸드폰으로 청소랑 일돕기 돌리고 싶은데; 다른 게임들은 다 되는 것 보면 엄청나게 어려운 것도 아닐 것 같은데 어째서............ 

 

마지막으론 내가 너무 좋아하는 타소호테 테마곡 명정...

 
아무튼 황혼 호텔은 스토리에 좀 모럴이 없는 편이지만(...) 그래도 재밌는 게임이다. SEEC사 게임들 중에서도 제일 잘 나가고 푸쉬도 많이 받는 것 같고. 플레이 끝난지 일주일 된 지금도 매일매일 출석하면서 직원 레벨을 올리고 있다... 갤러리에서 영상 하나가 안 열려있길래 봤더니 직원 렙 100렙(^^..)을 찍어야 해금되는 양심 없는 조건을 갖고 있더라고... SEEC에서 나온 요츠메가미도 궁금하긴 하지만 우선은 100렙부터 찍고..^^; 
 
그리고 타소호테 리뉴얼 일본어판을 보면 설정집을 인게임에서 구매가능한 것 같던데 한국어판은 언제 주려나!?!?ㅠㅠ 빨리 보고 싶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일러스트를 타이틀 화면으로 지정할 수 있는 기능이랑, 메인 화면에서 캐릭터별로 복장 갈아입힐 수 있게 해줘... 가챠 게임처럼 카드별로 신규 일러스트랑 신규 의상 달라는 것도 아니고ㅠ 너네 어차피 평상복 라이브 투디도 다 만들어뒀으면서...!

 

+) 2023.11.29

11월 말에 게임 플레이 3개월만에 드디어 100렙을 찍었다. 동영상 갤러리에에 100렙 해금인 영상이 있어서 끝까지 이 악물고 렙업했는데... 음...^^... 무조건 모든 게임의 갤러리를 다 올클해야만 직성이 풀린다 이런 거 아니면 100렙 찍는다고 시간/돈 낭비 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