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네가 있는 곳(アイするキミの居場所) 올클 후기

GAMES/동인 게임

2022. 5. 9.

통칭 아이키미! 동인 오토메게임이고 Freem! 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가능하다. 공식 설명에는 1회차에 1시간, 올클까지 4시간이라고 적혀있지만 나는 번역기를 사용해서 플레이했는데도 1회차 2시간 반, 올클까지 7시간 반이 걸렸다. 외국어고 자시고 그냥 내가 플레이 속도가 느린 편인 듯(...) 그렇지만 숨도 못 쉬고 7시간 반 내내 앉은 채로 곧장 끝내버렸다.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켠왕??

공식 홈페이지에 적힌 장르명은 이상적인 남자친구가 나를 바라보는 여성향 얀데레 ADV. 그렇다... 아이키미는 얀데레 게임!!! 개인적으로 얀데레는 지뢰 속성에 가까운데 이 게임은 얘기를 듣고 너무 궁금해서 간단히 찍먹만 해볼 요량으로 다운받아봤다. 그러다가 밤 새서 올클해버렸지만... 아무튼 그만큼 수작이다.

공식의 주의사항

15세 이상의 플레이를 추천하는, 무엇이든 괜찮은 분을 위한 스토리입니다.
자세한 것은 아래의 주의점을 참고해주십시오. 덧붙여 판단은 자기책임으로 부탁드립니다.

- 【공략대상이 왜곡된 성격】【반사회적/반윤리적 행위【경미한 성적(性的) 표현
- '얀데레'가 본 작품의 주제이지만, 플레이하시는 분에 따라 얀데레의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 공략대상은 처음부터 주인공을 좋아하는 설정이기 때문에, 연애 과정 등은 그다지 중시되지 않습니다.
- 주인공(성씨, 이름 변경 가능)에는 가족 구성이 명확하고 자신의 취향이 있는 등의 개성이 있습니다. 엔딩에 따라서는 성격이 나빠집니다.
- 일부 위협적인 공포 요소가 있습니다.



토오노 마키 (遠野槙)

고등학교 3학년/주인공(당신)의 남자친구
학생회장을 맡고 있으며, 인망도 두터워 항상 반의 중심에 있는 사람.


아이키미의 캐릭터 소개는 공식 홈페이지에도 이렇게 간략하게만 적혀있다. 주인공의 이름은 플레이 시작할 때 변경 가능하며, 그 이후로는 바꿀 수 없다. 주인공의 디폴트 네임은 키리시타 마아사(桐下茉麻).

 

*추가)

 

[15/HL/동인게임]사랑하는네가있을장소_한국어패치_20240901

다운로드 링크 서클홈  【 story】「좋아해요」벚꽃만발히 핀 무렵 용기를 내어 그에게 고백했다.그 후 보낸 학교생활은 누가 봐도 충실했다. 방과 후에 남자 친구한테 공부를 배우거나, 같이

869987465.tistory.com

정말 정말 멋진 능력자분들이 아이키미 비공식 한국어 패치를 만들어서 배포해주셨다... 언어의 장벽이 있어서 플레이 못 하셨던 분들도 꼬옥 아이키미 해주시길... 


원래 게임은 전부 공략 보고 하는데 공략을 찾을 수가 없어서 끌리는대로 플레이했다. 결과적으로 해피-노멀-트루-배드-??? 순서로 봤다. 나중에 찾아보니 공식의 추천 순서는 해피-노멀-배드-트루-???. 1회차에선 해피/노멀 엔딩만 볼 수 있으며 노멀 엔딩을 보고나면 트루/배드 엔딩이 해금된다. 그리고 숨겨진 조작(?)을 하면 숨겨진 ???엔딩을 볼 수 있다. 이하 모든 내용은 강력한 스포이니 주의!

 

공통 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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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을 이야기할 때 프롤로그의 이야기를 안 하고 넘어갈 수가 없다. 그만큼 프롤로그의 임팩트가 너무나 강렬하다... 사실 나는 프롤로그의 연출을 대략적으로 알고 봤는데도 육성으로 비명 지를 뻔 했다. 마키군이 키스하려다가 "좋아해... 마아사"라고 하면서 갑자기 시뻘건 눈으로 화면 쪽을 쳐다보는 장면의 충격은.. 잊을 수 없다... (나는 알고 있긴 했지만) 다들 얼굴 없는 여자애가 당연히 플레이어일 거라고 생각하고 시작했을텐데...

 

심지어 얼굴 없는 후배가 뛰쳐나간 뒤에는 갑자기 마키군이 화면 가까이 나타나서 플레이어를 쳐다보면서 "얼른 돌아와. 네가 있을 곳은 내 곁이잖아?"라고 한 뒤에 타이틀이 처음으로 나오고... 갑자기 게임이 꺼진다. 게임이 꺼지고 나서 정말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갑자기 플레이어(화면 밖)를 쳐다보는 것도 그렇지만 마키군이 2D에서 튀어나와서 내 컴퓨터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기분이라 갑자기 소름이 쫘악...

 

프롤로그의 임팩트 때문에 게임이 너무 궁금한데 게임을 키는 건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마치 게임을 다시 키면 정말 마키군의 "돌아와"라는 말에 정말 홀린듯이 '돌아가게' 되는 것처럼....... 솔직히 찍먹만 하고 끝낼 생각이었는데 프롤로그 연출을 보고 관둘 수 없게 되어버렸다...


해피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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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인 남자친구 (理想のカレシ)

공략을 못 찾아서 내 맘대로 보게 된 1회차 엔딩. 1회차에 바로 해피 엔딩을 봐서 묘하게 뿌듯하고 실망스러웠다(?) 개인적으로 오토메 게임 빙의 로판을 너무 많이 읽어서 그런가(ㅋ) 게임할 때마다 내가 이 게임에 떨어지게 된다면?을 자주 상상하는 편인데 왠지 1회차에 공략 없이, 오로지 내 선택만으로 해피 엔딩을 보고 나니 어쩐지 이 게임에 떨어져도 잘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뿌듯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대로 얀데레 게임이라고 해서 후덜덜 떨면서 진행했는데 자꾸 행복한 이야기만 나오길래 뭐임!? 싶어서 약간 실망스럽기도. 어쩐지 행복한 스토리만 나오더라니... 해피 엔딩 루트를 탄 거였다ㅋㅋㅋ

 

 

이 엔딩의 진면목은 첫 엔딩을 보고나서 나온다. 다른 엔딩을 보려고 마지막 선택지로 돌아가보면 '나는 (A)대로의 (B)한 마키군이 좋아'라는 선택지에서 (A) 선택지가 늘어나있다. 원래는 '지금 그대로의' 밖에 없었지만 1회차 엔딩을 보고나면 '옛날 그대로의'가 추가. '옛날 그대로'를 선택하면 마키군의 스탠딩이 미묘하게 변한다. '옛날'처럼 머리도 다시 검정색으로 되돌리고 파마도 푼다. 하지만 마아사가 중학교 때 '안경 벗은 게 더 취향이다'라고 했기 때문에 안경은 쓰지 않는다.

 

(B)는 '상냥하고 곁에 있으면 안심되는 마키군' 혹은 '조금은 막무가내고, 곁에 있으면 두근두근하는 마키군.' 전자를 선택하면 평화롭게 흘러가고 후자를 선택하면 마아사에게 조금 짖궂은(?) 농담을 하면서 장난친다. 두 선택지는 엔딩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그 어떤 선택지를 눌러도 똑같은 엔딩이 나온다는 점에서, 왜 엔딩 제목이 '이상적인 남자친구'인지, 마키가 지금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가 보인다.

 

그리고 이런 노력을 하는 이유는 트루엔딩에서. 사실상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는 루트. 눈이 가려진 것처럼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마키군 곁에서 마냥 행복한 루트다. 하지만 때로는 모르는 게 약인 것도 있는 법...

 

노멀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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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것도 몰라 (私は何も知らない)

아마 최고로 공포스러운 루트지 않을까? 솔직히 배드 엔딩보다도 더 무서웠던 것 같다. 사실 게임 자체가 얀데레 미연시인만큼 1회차에서 모든 선택지를 달달 떨면서 누르긴 했지만... 노멀 엔딩의 마지막 선택지들은 정말 너무 무서웠다.

 

졸업한 뒤 자취를 시작한 마키군의 집에서 마키군의 일기장을 보게 되는데 위의 '보는 걸 그만둔다' '페이지를 넘긴다' 선택지가 한 서너번 정도 나온다. 누가 봐도 일기장을 보면 정말 좃. 될 것 같은데 이게 일기장을 끝까지 보지 않으면 엔딩을 볼 수가 없다... 이 과정이 너무 무서워서 나는 두 번 정도 '그만둔다'를 선택했는데 다른 엔딩이 나오는 게 아니라 그냥 엔딩 없이 끝이 난다. 결국 엔딩을 보려면 일기장을 끝까지 봐야하는 것...

 

게임적으로 연출이 정말 훌륭한데, 여기서 딱히 선택지가 없었다거나, 아니면 첫번째 선택지(일기장을 연다/관둔다)만 있었다면 이만큼 무섭지 않았을 것이다. 근데 누가 봐도 누르면 안 되는 선택지가 있는데, 그 선택지를 누르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누르면 자꾸 자꾸 내가 알아서는 안 될 정보를 알게 되니까. 마치 귀신이랑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는 것처럼... 내가 '페이지를 넘긴다'를 선택할 때마다 조만간 휘몰아칠 내 업보가 점점 가까워져가는게 눈에 보이니까 더더욱 공포스럽다. 거의 <푸른 수염> 급이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엔딩이 너무 무서웠던 이유 중 또 하나는... 이 엔딩의 마지막 날이자 마키의 일기장의 마지막 날이 9월 2일이라서. 그리고 9월 2일은 내 생일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 생각해도 헛웃음 나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이건 그냥 우연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정말 하필이면! 일기장의 다른 날짜들은 전부 모월 모일이라고 표기되어 있으면서 딱 하나 제대로 날짜가 나온 게 9월 2일이었다는 점이!!!! 왠지 생일 축하하러 남자친구네 갔다가 (이하생략) 되어버리는 엔딩이 되어버린 것 같기도 하고, 마키가 일부러 기념비적인 날(?)을 위해 노린 것 같은 날짜이기도 하고ㅠㅠㅋㅋㅋㅋ 9월 2일이라는 날짜가 나올 때 정말 섬찟했다.

아무튼 일기장을 끝까지 읽고있다 보면 안광이 죽어버린 마키군이 뒤에서 등장해서 '오늘부터 여기가 우리들만의 세계야'라고 한다. 일기장 마지막에 '마음의 준비는 다 되었어? 그러니까 내 방에 와서 이걸 전부 읽어준 거지? 내 전부를 받아들여주는 거지?'라고 써둔 것처럼, 일기장을 읽게 하는 것이 처음부터 마키군의 목적이었던 것. 아마 그러니.. 일기장을 끝까지 읽지 않은 채 마키군이 도착해서 모르는 척 하는 건 옵션에 없었던 거다... '관둔다'를 선택하면 '기다리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인내심이 바닥날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라는 지문이 나오는 걸 보면 아마 일기장을 다 읽을 때까지 마키군은 나타나지 않는 게 아니었을까. 그래서 엔딩 이름처럼 ‘난 아무것도 몰라’라는 말이 절대로 통하지 않는 엔딩. 두 사람만의 세계라고 했으니 앞으로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못 나가는 납치감금 엔딩인 걸까 싶었는데, 또 엔딩 올클하고 보니 생각보다 그런 녀석은 못 되는 것 같아서 어떻게 되는 건지 좀 궁금하기도 하다. 딱히 납치감금은 아닌(?) 그냥 강제적인(?) 동거가 시작되는 건가(?)

 

마키군이 이런 미친 짓(?)을 하게 된 경위는 1년 전 학교 축제에서 마아사가 '키스는 둘이서만 있는 곳에서 하고 싶다'라고 한 걸 마키군이 '너와 (영원히) 단둘이서 있고 싶다, 나도 너와 같은 마음이다'로 곡해해서.

마키군....

마키군은 MBTI가 N인가보다. 아무튼 그래서 날을 고르고 골라 완벽히 단둘이서 있을 수 있는 날에 주인공을 불러들이는 이런 짓을 한 거겠지. 사실 아직도 왜 이 감금 엔딩(추정)이 배드 엔딩이 아니라 노멀 엔딩인지 모르겠다. 


솔직히 다른 것보다 후지와 요스케 군이 너무 불쌍한 루트였다. 친구 하나 잘못 사귀어서 그만... 

 

트루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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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행책(狂行策)

사실 엔딩 이름은 일본어로 강행책(強行策)과 발음이 같지만 '강' 자를 '미칠 광' 자로 대체한 '광행책'이다. 주인공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고 자신에게 무조건적으로 의지하게 만든 게 ‘광행책’인 거겠지? 트루 엔딩이지만 기분 나쁜 엔딩이다. 게임 속 주인공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으니 행복하겠지만 진상을 본 내가 행복하지 못하기 때문에ㅋㅋㅋ큐ㅠㅠㅠㅠㅠ 플레이어와 주인공 캐릭터 간의 간극이 생길 때 이런 기분 나쁨이 있는 듯... 특히 잭잔느에서도 그랬지만 여자이기에 두려움을 느끼는 요소를, 두렵다는 걸 다 알고 이용했다는게 너무 기분 나빴다ㅋㅋㅠㅠ 마아사는 든든한 남자친구가 있어서 행복하고 마키군은 마아사가 자신을 전적으로 의지해주니 행복한 진 엔딩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만.


사실 요츠바와 니나가 둘다 마키군이고, 마키가 동생한테서 뭔가를 받고 있고, 마키가 주인공의 공포심을 자극해 자신에게 의존시킬 거라는 건 다 예상하고 있는 것이긴 했다. 그래서 트루 엔딩인 것치곤 생각보다 제일 임팩트 없는 엔딩인 것 같다.

 

생각해보니 니나 라는 계정도 여동생 이름으로 만든 것 같다. 블루머의 니나는 ニナ라고 표기되어 있고 마키군의 여동생은 仁菜로 표기되어 있고. 보이스가 없어서 플레이할 땐 별 생각 없었는데 생각해보니 마키군 여동생 이름도 ‘니나’라고 읽는 이름인 듯. 마아사와 같은 중학교 교복 사진을 올린 것도 아마 여동생 교복일 거고. 근데 여동생 이름 이렇게 써놓고 여동생 소개시켜줘도 되는 건가?ㅋㅋㅋ 물론 인터넷 친구랑 남친 여동생 이름이 좀 겹친다고 의심을 할 것 같진 않다만...

 

배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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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은 마음으로부터 (病みは気から)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 배드 엔딩이었다. 사실 배드 엔딩인 것치곤 귀여운(?) 엔딩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ㅋㅋㅋ 억지로 마아사를 자신에게서 떨어지지 못 하게 만들겠다며 억지로 약을 먹인다. 그리고 마키군 말의 뉘앙스상 그 약은 마약이고, 마아사를 마약에 중독시켜서 자신에게 의존하게 만드는 게 마키군의 계획. 하지만 결말에서 주인공의 말을 보면... 그 약은 마약이 아니고 라무네다(!!!!) 아니 그걸 어떻게 착각해? 했는데 검색해보니 정말 약처럼 생기긴 했더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럼 여주가 막판에 교실에서 계속 하얀 약 집어먹어서 친구가 걱정하는데 여주는 그냥 농축된 뽕따맛 사탕 집어먹고 있던 거 아니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이게 포인트가 아닌 건 알지만 자꾸 생각할수록 웃음 나온다ㅋㅋㅋㅋ

 

아무튼 약(?)을 먹인 마키의 논리는 '원래 너는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줬잖아.' 마키군이 마아사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크레페 디지트를 먹다가 들켰는데 다른 애들처럼 그걸 놀리지 않고 긍정해주어서... 솔직히 좀 웃기다고 생각했고 (아무리 예민한 사춘기라지만 단 거 좋아해서 크레페 먹는 게 그렇게까지 부끄러울 일이야!?!) 마키가 이런 얀데레가 되어버린 이유로는 약한 게 아닌가 싶긴 했지만... 주의사항에도 나와있듯이 중요한 건 마키군이 주인공을 이미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이고, 그 과정이 중요한 건 아니니까. 아무튼 마키에게는 '너는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준다'라는 게 몹시 중요한 듯하다. 노멀 엔딩에서 일기장에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줄 거지?'라고 쓴 것도 그렇고, 배드 엔딩에서 '지금의 나는 싫고 예전의 내가 좋다는 건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지 않는 거잖아. 지금의 나도 그 때의 기억을 전부 갖고 있는데'라고 하는 것 보면... 아무튼 일관적인 건 좋았다.


근데 마키가 '나는 너 때문에 변해버린 거야, 그러니까 네가 책임져야해'라고 하는데 좀 어이가 없었다... 벌써부터 훌륭한 가스라이팅 장인이 되었구나 마키야... 물론 여주가 갑자기 헤어지자고 한 것도 나는 공감이 안 갔지만 (아무리 예민한 사춘기라지만...2 남친이 너무 인기인이 되어서 못 견디겠다는 게 무슨 말이야 이게) 너는 그 전부터 이미 마아사 SNS 스토킹 하고 있었잖냐 임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랑이 아니라 마음의 병 같다... 마키군 병원 가자....

 

아무튼 마약 먹인 척 온갖 협박을 다 해놓고서는 결국 그게 라무네였다는 게 충격이었다. 주인공도 그게 마약이 아니라 라무네라는 걸 알지만, 그걸 알면서도 마키의 곁에 모르는 척 붙어있는 게 특징. 마키는 아마 정말 썩은 동앗줄이라도 잡는 심정으로, 플라시보 효과라도 있어서 주인공이 자기 곁에 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라무네를 먹이지 않았나 싶다...ㅠㅠ 마아사도 마찬가지로 자기가 여전히 마키를 좋아하지만 정상적인 연인으로 그의 곁에 서는 것은 스스로 용납할 수 없으니 모르는 척 하고. 빈 말로만 협박을 일삼고, 마약이 아니라 라무네를 주고, 둘 다 진실을 알고 서로가 알고 있다는 사실도 알지만 더 이상의 변화가 두려워 모르는 척 하는 기묘하지만 위태로운 결말이란 느낌이었다.

 

결론적으로는 주인공을 망가트려서라도 곁에 두고 싶다는... 절실한 마음은 있었지만 그걸 실천할만큼 비뚤어진 녀석은 되지 못한다는게 오히려 귀여웠고 호감도가 좀 올랐다ㅋㅋㅋㅋ 

 

???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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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배드 엔딩: 비일상적 에튀드 (非日常的エチュード)

이 게임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엔딩. 너무 짜릿하다................ 마아사가 궁지에 몰려 마키군이 싫다고 냉정하게 거절을 하자 마키도 깔끔하게 물러난다. 근데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사람이 깔끔하게 물러나니 오히려 더 신경 쓰이고 눈이 가는 케이스.

 

마아사가 도서위원으로 일하는 날, 마키의 스마트폰이 분실물로 도서관에 남겨져있다. 그리고 어느 날은 다시 프롤로그로 돌아간 것처럼, 마키가 다른 여자 친구를 사귀고 도서관에서 키스한다. 프롤로그 때와는 다르게 진짜 키스도 하고 플레이어 쪽을 쳐다보지도 않는다. 이 때 '너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하고 내가 광분함. 

 

......라고 생각했는데, 주인공이 도서관을 나가기 직전, 마키가 플레이어 쪽을 쳐다본다!!! 클릭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빠르게 넘어가버리는 장면이라 스샷을 찍을 틈도 없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마아사는 오히려 마키가 더욱 더 신경 쓰이게 되고, 신경 쓰인다는 사실이 짜증나서 일부러 마키를 잊기 위해 새로운 남자친구를 사귄다. 그럴수록 마키를 더욱 의식하게 되는 일인지도 모르고... 

 

마지막엔 더블 데이트(?)인 척 몰래 같이 하교하자고 톡 오는 게 너무 대박이었다... '이렇게 어두우면, 무엇을, 누구를 바라보고 있는지 쉽게 눈치채지 못한다'라고 한 부분에서 너무 좋아서 비명 질렀다. 뭔가.. 그 부분에서 새로운 취향에 눈 떠버린 것 같았다... 나... NTR에 눈 떠버린 건가....

 

마키의 작전은 어떤 감정이든 상관 없으니 마아사의 주의를 끄는 것이었고, 성공했다. 사실 성공한 걸 넘어서 마아사 뒤의 나까지 꼬셔버렸다(???) '너 왜 나 안 쳐다봐? 너 왜 나 신경 안 써!?' 하고 플레이어를 얀데레로 만들어가는 게임... 마아사가 점점 마키군과 닮아가는 엔딩인 듯하다. 플레이어까지 덤으로...ㅋ

 

엔딩 제목의 에튀드는 아마 즉흥극을 이야기하는 듯. 마키군이 연기를 하기도 했고, 엔딩 마지막에서 각자의 연인과 더블 데이트를 하는 척 연기하며 사실은 서로를 바라보고 있으니까. 

 

기타 주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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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은 정말 오마케까지 다 봐야만 한다... 마키군과의 QnA 랜덤 5세트를 모두 보면 "잠깐. 이걸로 물어보고 싶은 건 전부 물어본 거야? 이제 더 물어볼 거 없어? 정말? 그럼... 이제 안 온다는 걸 알고서도, 내가 간단하게 보내줄 거라고 생각해?"라고 하고... 화면이 프리즈 해버린다. 저 위의 이미지로.. 아무런 조작도 할 수 없이.. 영원히........ 할 수 있는 건 게임 종료 밖에 없는데, 게임을 그렇게 강종했다가 되돌아오면 여느 때처럼 타이틀 화면이 나오는 게 아니라 눈 뜨는 연출과 함께 마키가 말을 걸어온다.

 

―좋은 아침, 잘 쉬었어?

정말, 너무하네. 맘대로 도망치려고 하다니.

아, 잠깐. 「도망친다」는 표현은 이상한가. 우린 서로 좋아하니까, 도망칠 이유는 하나도 없잖아.

그럼... 어째서.

.......................

―...... 알았다.

나랑 이 방에서 만나기 전으로 되돌아가서, 다시 하려고 한 거지.

너랑 똑같이, 과거를 다시 되돌리는 힘을 얻은 지금이라면, 이해해. 마아사의 진짜 마음을. 

 

이렇게 이상한 떡밥을 흘리더니... 다섯 개의 엔딩에 대해서 물어볼 수 있게 된다. 다섯 개 질문을 모두 하게 되면 또.. 이번엔 '질문을 그만둔다' 버튼이 아예 없어서 영원한 질문의 굴레에 빠지게 되는데... 거기서 또 강종하고 게임을 재시작하면..........

중학교 3학년 졸업식 직전의 시기에서 깨어나게 된다. 그리고 마아사 옆에는 동생이 지난 밤 재밌다고 빌려준 게임에서 어쩐지 마키군과 목소리가 비슷한 캐릭터의 목소리가... 토오노 마키는 정말 과거를 되돌리는 힘을 얻은 거니... 그래서 내가 게임 강종했을 때 너도 중학교 세이브에서 도로 시작한 거니...!? 누가 대체 그런 걸 쥐여준 거니... 누가 고양이한테 생선 가게를 맡긴 거야!!!! 왜 자꾸 이렇게 메타캐처럼 굴어!!!!! 더 무섭게!!!!!!!ㅠㅠㅠㅠㅠㅠ 이러다가 진짜 어느날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에 등장하는 게임 속 캐릭터들이 그랬듯... 현실세계에까지 영향을 끼쳐버릴 것만 같다... 스크린에서 튀어나올 것 같아........;;;;


언제 바뀐지 잘 모르겠는데 메인 화면 이미지도 고등학교 버전 마키군으로 바뀌었다

제작자님 왈 이 게임의 테마는 '얀데레' 그리고 '시선'이라고. 그래서 갑자기 플레이어를 쳐다보는 프롤로그 같은 연출이 있었나보다 싶다ㅠㅠㅋㅋㅋ 게다가 외전의 부제가 Eye to Eye인 걸 생각해보면 게임 제목의 愛를 アイ라고 표기한 이유도 같은 맥락일 듯. 

 

타이틀 화면에 여러 가지 색이 섞여 있는 게 각 엔딩의 색깔(분홍, 노랑, 녹색, 파랑, 보라)을 섞은 것 같아보였다. 그리고 마키(槙)의 이름이 나한송이라는 소나무 종류던데, 꽃말은 '빛바래지 않는 사랑.' 타이틀 화면과 이름이 정말 잘 어울린다. 게다가 메리 배드 엔딩에서 설마.. 식었나? 했던 사랑이 전혀 식지 않았던 게 생각나기도...


사실 얀데레는 내 불호요소 중 하나인데 (상대를 사랑한다면 제발 상대의 의지도 존중해주자 그리고 상대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도 소중히 여겨주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키군은 마음에 드는 캐릭터였다. 내가 너무 겁을 먹고 게임을 해서 상상력이 폭주한 걸까. 내 상상력에 비해 마키군이 생각보다 어설프고 깜찍한 녀석이라 귀여웠다. 1회차 플레이할 때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화장실 갔다오니 뭔가 음료에 위화감이 들고, 마키군이 어서 쭉 마셔^^ 라고 하길래 이건 절대로 음료에 뭐 탔다!!! 싶었는데 아무 일 없이 흘러가길래 의아했었는데, 2회차 노멀 엔딩에서 자기 것과 빨대를 바꿔쳤다는 게 밝혀진다. 이것도 충분히 기분 나쁘고 음습하긴 한데 뭐랄까ㅋㅋㅋㅋ 내가 생각한게 너무 거창했는지... 데이트 약물 같은 걸 탔을 거라 생각했는데, 기회라고 생각한 타이밍에 열심히 머리 굴려서 한 게 고작 빨대 바꿔서 간접 키스하기라는 게 좀 웃기기도 하고 딱 고등학생스러워서 귀엽기도 하고...ㅋㅋㅋㅋㅋㅋ 배드 엔딩에서는 마아사한테 강제로 약을 먹이길래 이 떡밥이 여기서!!? 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라무네였다는 점... 마키의 간절함에 더불어 결국 주인공을 신체적으로 상하게 하는 선택지는 못했다는 게 웃프다. (정신적으로 상하게 하는 건 괜찮나보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말 싫다고 하는 것은 그만둔다는 점도 좋았다. 메리배드 엔딩에서 마아사가 대놓고 거절하자 그것에 물고 늘어지지 않고 (일단은) 깔끔하게 떨어져나가고, 마아사가 정말로 싫어하는 모습을 보이자 '그럼 네 친구랑 사귀는 건 안 할게'라고 한다. 사실 자기 목적은 마아사한테 미움 받는 것인데도... 아무튼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마키가 꽤 마음에 드는 캐릭터였다. 얀데레 속성인 캐릭터 중에서 처음일지도! 사실 얼굴이 엄청나게 취향이란 것도 있지만... 


SNS의 무서움을 알려주는 유익한(?) 게임이다ㅋㅋㅋㅋㅋ 연출 자체도 휴대폰이나 SNS를 사용한 연출이 꽤 있어서 (동생 스마트폰 비밀번호 깨기라든지, 요츠바를 블락하는 선택지라든지) 트위터 중독인 나에게 더욱 더 친밀하게 느껴지는 게임이었던 것 같다...ㅋ 게임의 교훈은 'SNS에는 개인 정보를 올리지 맙시다,' '온라인 지인을 너무 믿지 맙시다'... 라고 하고 싶지만 사실 이 게임의 진정한 교훈은 '실친에게 익명 SNS 아이디를 들키지 맙시다'인 듯ㅋㅋㅋㅋㅋㅋㅋ

얀데레 남캐를 좋아하는 분, 혹은 짜릿한 경험을 하고 싶은 분께 강추. 개인적으로는 얀데레가 싫어하는 속성 중 하나인데도 너무 재밌게 플레이했기 때문에 사실 누구든 다들 플레이해줬으면 좋겠다!!! 

 

 

↓아이키미 팬디스크 아이키미 -Eye to Eye-도 있으니 꼭.. 팬디도 해주십사...

 

사랑하는 네가 있는 곳(アイするキミの居場所) -Eye to Eye- 올클 후기

사랑하는 네가 있는 곳(アイするキミの居場所) 올클 후기 통칭 아이키미! 동인 오토메게임이고 Freem! 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가능하다. 공식 설명에는 1회차에 1시간, 올클까지 4시간이라고 적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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